[정의]

경상북도 의성 지역에 분포해 있는 삼국 시대까지 조성된 무덤.

[개설]

경상북도의 중앙 내륙에 위치하고 있는 의성군은 한때 조문국(召文國)이라는 국명을 가지고 흥망성쇠를 겪었고, 멸망한 뒤에는 신라의 지배 하에서 중요한 거점 역할을 담당하였다.

의성 지역의 지형은 동남쪽의 팔공산을 중심으로 북으로 팔공산-가산-청화산-만경산, 서북으로 팔공산-화산-연점산-황학산-기룡산-갈라산으로 이어지는 높은 산들에 둘러싸여 있다. 한편, 동남부 산악 지역에서 발원한 위천(渭川)은 북서 방향으로, 미천(眉川)은 북쪽 방향으로 흘러 낙동강으로 유입된다. 위천이나 미천의 하류역도 넓게 펼쳐진 지대는 아니며, 산지로 낙동강과의 사이에 경계를 이루고 있다.

즉 동부와 남부의 높은 산악 지역과 북부와 서부를 휘감아 흐르는 낙동강에 의해 주변 지역과 격리되어 위천과 미천 유역 전체가 마치 하나의 큰 분지와 같은 모습을 하고 있으며 각 수계(水界)간에는 지형적으로 커다란 장애 없이 연결된다. 이러한 자연 지리적 형세와 의성 양식 토기의 분포를 통하여 5~6세기대 의성 지역의 범위는 대체로 중심 지역인 금성면 일대를 중심으로 한 위천과 미천 유역으로 보는 견해가 일반적이다

낙동강 중하류 유역의 경산, 대구, 성주, 창녕, 양산 지역 등 신라의 간접 지배 시기에 중심 거점 지역이었던 여러 지역들과 마찬가지로 의성 지역 중심 읍락의 고분인 의성 금성산 고분군에는 지역 지배 세력의 정체성을 뚜렷하게 나타내는 지역 고유 묘제의 무덤들이 능선을 따라서 조영되어 있다.

그렇지만 의성 금성산 고분군 내에서 발굴이 이루어진 고분은 몇 기뿐으로 다른 신라 고분 축조 지역에 비해 그 수가 절대적으로 적고, 그 외 하위 지역 고분에 대한 발굴도 단촌면 장림리 고분 떼, 사곡면 공정리 고분 떼 등 일부 지역에 한정되어 있어서 의성 지역에 대한 고고학적 연구는 그다지 활발하지 못한 편이다.

경상북도 북부의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위상을 지녔음은 의성 금성산 고분군 출토 금동관, 허리띠, 신발, 둥근 고리 자루 손잡이 큰칼 등 경주와 밀접한 연관성이 있는 금은제 위세품(威勢品)이 다량 부장된 점, 묘제상으로는 돌무지 나무 덧널 무덤의 영향을 받은 석개(石蓋)가 없는 지역 고유의 묘제가 활발하게 조영된 점, 또한 돌무지 나무 덧널 무덤이 한 고분 안에 조영되고, 또 앞트기식, 굴식 돌방 무덤이 다른 지역에 비해 활발하게 축조된 점으로 미루어 보아 잘 알 수 있다.

의성 지역이 일찍부터 경주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은 역사기록 뿐만 아니라 고고학적 자료에서도 나타난다. 고고학적 자료는 조문국 시기보다는 신라에 편입된 간접 지배 시기인 5~6세기의 것이 대부분으로 위세품의 양식과 형식적 유사성, 적석 목곽묘의 축조 등에 의해 입증된다. 현재 5세기 이전의 자료, 즉 조문국 시기의 자료는 조문국 사적지 내 시굴 조사 시 확인된 나무 널무덤, 나무 덧널 무덤과 대리리 일대의 지표 조사 시 수습한 고식도질토기가 있어 관련 유구의 존재 가능성을 타진할 수 있다. 또한 당시 지방의 다른 여러 중심 지역들처럼 의성에도 지역성을 나타내는 토기 양식과 묘제가 확인되었다.

이 시기의 의성 지역 범위는 금성면 일대를 중심으로 위천 유역과 미천 유역을 포함한 현재의 의성군 지역과 대구광역시 군위군, 안동시 일직면까지 포함되고 하천과 길목을 기준으로 6개 지구[금성, 미천, 다인, 안계 비안, 군위, 위천 상류]로 구분된다. 이 중 금성면에 해당하는 금성 지구가 중심지이며, 중심고분군은 의성 금성산 고분군으로 금성산 일대에 분포하고 있는 탑리리 고분 군, 대리리 고분 떼, 학미리 고분 떼가 해당된다. 5세기 중심 고분군에서는 신라[경주] 지역 지배층 묘제인 돌무지 나무 덧널 무덤의 영향을 받아 주곽[돌무지 나무 덧널]과 부곽[나무 덧널]을 배치하는 지역의 고유 묘제를 축조하다가 6세기 중엽 이후에는 굴식 돌방 무덤으로 바뀌게 된다.

돌무지 나무 덧널 무덤은 신라[경주] 지배층의 정체성을 과시하는 의도가 내포되어 있는 묘제로 중앙이 아닌 지방에서 축조되었다는 점, 다른 지방의 단발적 축조와 달리 의성 지역에서는 지속적으로 진행된 점, 또한 교통의 요충지였기에 다른 지역에 비해 앞트기식 내지 굴식 돌방 무덤이 비교적 활발하게 축조되었고 경주 지역 지배층의 굴식 돌방 무덤에 버금가는 문틀 시설을 갖춘 구조를 조성한 점 등 경주와 깊은 관련이 있음을 뜻한다.

그리고 돌무지 나무 덧널 무덤을 변형시켜 지상에 나무 덧널을 두고 사방에 돌을 쌓아 나무 덧널을 고정한 다음 봉토를 성토하는 자체의 고유 묘제인 변형 돌무지 나무 덧널무덤이 조성된 점도 주목된다. 이러한 묘제의 채용과 사용은 집단의 지역성을 나타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발굴 조사]

1960년 국립 중앙 박물관에서 의성 탑리리 고분을 발굴 조사 하였으며, 금동관·금동 위세품(威勢品) 등이 출토되어 학계에 알려지게 되었다. 그리고 1965년에는 탑리리 고분군에서 북서쪽으로 800m 떨어져 있는 대리 5호분을 경희 대학교 사학과에서 발굴 조사하였다. 1980년, 경북 대학교 박물관에서 도굴에 의해 파괴되어 방치되고 있던 단촌면 장림리 돌덧널 무덤 66기를 발굴 조사하였다.

이후 1987년 대구 대학교 박물관에서 의성군내 문화 유적 정밀 지표 조사를 실시하였고, 2005년에는 역시 대구 대학교 박물관에서 의성군 문화 유적 분포 지도 제작을 위한 지표 조사를 실시하였을 뿐, 의성 지역에 대한 고고학적 조사는 그리 활발하게 진행되지 않았다.

그러다가 1990년대에 이르면 의성군에서 금성면 일대에 산재하고 있는 탑리리 고분 떼, 대리리 고분 떼, 학미리 고분 떼을 통합하여 의성 금성산 고분군이라 칭하고 1998년 4월 13일 경상북도 기념물 제128호로 지정하여 의성 금성산 고분군을 조문국(召文國) 사적으로 정하였다. 의성군에서는 사적 정비 사업의 일환으로 발굴 조사를 기획하였고, 경북 대학교 박물관에서 의성 대리리 일대의 고분 분포도 작성을 위한 기초 조사와 대리리 3호분과 학미리 고분에 대한 발굴 조사를 1995~1998년에 실시하였다.

2002년에는 안동 대학교 박물관에서 지방도 912호선 확장 공사 구제 발굴 조사로 사곡면 공정리 고분 2기를 발굴하였다. 2004년에는 경상북도 문화재 연구원에서 의성 조문국 사적지 공원화 사업 지구 내 시굴조사에서 원삼국 시대와 삼국 시대의 나무 덧널 무덤이 보고된 바 있으며, 2007년에는 조문국 사적지 내 고분 기저부 조사와 2009~2010년 대리리 2호분의 발굴 조사가 이루어졌다.

의성 지역 고분군에 대한 발굴 조사는 인접한 안동, 상주, 구미 지역에 비해 매우 드물게 이루어짐에 따라 일부 고분 떼에서만 내용이 밝혀져 있다.

[현황]

일제 강점기부터 전해지는 의성 지역 고분 떼 관련 자료는 비교적 소략한 편이다. 기존의 군지, 마을지, 고문서, 구전 자료 등을 통하여 알려져 왔던 자료를 기초로 하여 1987년 대구 대학교 박물관에서 의성군 전역에 산재해 있는 선사 유적, 고분 떼, 산성, 불교 유적, 금석문 자료 등을 정밀 조사하여 문화 유적 정밀 지표 조사 보고서를 간행하였다. 현장을 직접 찾아다니며 조사한 자료가 처음으로 소상히 밝혀지게 되었다. 보고서에 의하면 의성군 지역에 소재하고 있는 고분군은 다음의 표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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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성 지역의 현존하는 최대 고분군은 조문국의 고토로 알려진 금성면 의성 금성산 고분군[탑리리 고분 떼+대리리 고분 떼+학미리 고분 떼]으로, 지표상에서 확인된 것만 200여 기 정도이며, 그것도 대다수가 봉분을 갖춘 것이라는 점에서 봉토분의 기수로만 본다면 어느 시군 단위의 최대 고분군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어 고대 강력한 집단이 이 일대에 웅거하며 살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외관상 확인되는 의성군 고분은 거의 모두 도굴을 당해 훼손 상태가 심한 편이다. 1998년 의성군에서는 의욕적으로 의성 금성산 고분군을 경상북도 기념물로 지정하여 정비, 복원을 위한 시굴조사, 기저부 조사, 발굴조사 등의 학술발굴조사를 연차적으로 계획하여 추진하고 있으며, 금성산 고분군 일대에 의성 조문국 박물관을 2013년 4월 개관하였다.

의성 금성산 고분군을 제외한 다른 고분 떼들은 관리 소홀과 주민들의 무관심 속에 자연적인 풍우와 개간과 도굴 등 인위적 훼손에 의한 유실을 당하고 있다. 알려진 고분 떼 주변의 수목을 제거하고, 봉토 복원을 위한 성토 및 잔디 식재 등 고분군의 보호를 위한 조치가 절실한 상황이다.

[구조]

의성군 내에서 발굴 조사된 중요 고분 떼의 내용을 살펴보면 의성 지역 봉토분의 내부 구조도 나무널·덧널 무덤[木棺·木槨墳], 구덩식 돌덧널·돌방 무덤[竪穴式 石槨·竪穴式 石室墳], 앞트기식 돌덧널·돌방 무덤[橫口式 石槨·橫口式 石室墳], 굴식 돌방 무덤[橫穴式 石室墳] 등 다른 지역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의성 금성산 고분군 일부에서 돌무지 나무 덧널 무덤[積石木槨墳] 구조도 확인되고 있으며, 금성산 고분군[탑리리 고분 떼] 대형 봉토분은 1개의 봉토에 여러 개의 묘곽을 가지고 있는 다곽식도 확인되고 있다.

6세기 중엽에 이르면 대체로 신라 묘제의 영향을 이어받은 것을 발견할 수 있다. 그리고 유물인 토기는 재지적 요소도 있으나 대체로 신라 토기 권역에 포함된다.

최근 의성 양식 토기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금성산 고분군의 내부 구조는 나무 덧널 무덤→변형 돌무지 나무 덧널 무덤[탑리리]→돌무지 나무 덧널 무덤[대리리 3호]→굴식 돌방 무덤[학미리 1호]로 변천한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변형 돌무지 나무 덧널 무덤을 채용하는 재지계(在地系)의 지배 세력과 함께 경주 지배층의 묘제인 돌무지 나무 덧널 무덤을 채용할 수 있는 신흥 지배 세력의 대두로 판단된다.

그 결과 의성 금성산 고분군 지배 세력은 의성 양식 토기의 지속적인 부장으로 보면 재지계 색채가 강하면서 더불어 경주 지배층의 묘제인 돌무지 나무 덧널 무덤의 채용과 금은 위세품 등으로 보면 경주와도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묘제에서는 6세기 중반을 전후해 5세기 대 고총의 주 묘제로 사용된 돌무지 나무 덧널 무덤이 굴식 돌방 무덤으로 전환되었다. 이러한 배경에는 신라의 지방 지배 방식의 변화에 기인한 것으로 판단된다.

[출토 유물]

의성군 내에서 발굴 조사된 기존의 자료를 바탕으로 출토된 유물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의성군 사곡면 공정리 고분 떼[2002년 안동 대학교 박물관 발굴]

Ⅰ지구의 앞트기식 돌방 무덤 부장품은 굽다리 접시 9점, 굽다리 목긴 항아리 2점, 목긴 항아리 1점, 쇠화살촉, 쇠도끼, 쇠낫이 각 1점씩 출토되었다. 토기로 보아 5세기 후엽에 속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Ⅱ지구의 구덩식 돌덧널 무덤에서는 5세기 전반에는 의성 양식의 뚜껑없는 이단 투창 굽다리 접시와 굽다리 목긴 항아리, 목짧은 항아리가 부장되었으나, 5세기 후반에는 경주 양식 토기가 부장된다. 철기는 쇠낫, 쇠도끼, 쇠화살촉 등이 부장되었으며, 5호분에서는 굵은 고리 금귀걸이 1점, 7호와 12호에서는 가는고리 금귀걸이가 각 1점씩 출토되었다.

2. 의성군 단촌면 장림리 고분 떼[1980년 경북 대학교 박물관 발굴]

발굴 조사 과정에서 확인된 껴묻거리는 금동제 귀걸이, 청동제 귀걸이, 쇠칼, 쇠화살촉, 굽다리 접시, 손잡이 달린 잔, 굽다리 목긴 항아리 등이다. 출토된 토기로 볼 때 장림리 고분 떼의 축조 시기는 대략 5~6세기로 판단된다.

3. 의성군 금성면 탑리리 고분 떼[1960년 국립 중앙 박물관 발굴 / 현재는 의성 금성산 고분군으로 통합]

하나의 봉토분 내에 5개의 묘곽이 배치되었고, 묘곽 구조는 돌무지 나무 덧널 무덤과 변형 돌무지 나무 덧널 무덤이다. 묘곽 내에서는 금동관, 금동제 관식, 은제 허리띠, 금동 신발, 금제 귀걸이 등의 장신구류와 각종 무기류, 마구류, 토기류가 출토 되었고, 2개의 묘곽에서는 무덤 주인 외 순장자의 인골이 안치되었다. 이 고분의 피장자는 조문국 수장묘(首將墓)로 추정된다.

4. 의성군 금성면 대리리 고분 떼[1965년 경희 대학교 사학과 발굴, 1995년 경북 대학교 박물관 발굴, 2004년, 2007년, 2009년, 2010년 경상북도 문화재 연구원 발굴. 현재는 의성 금성산 고분군으로 통합]

1곽에 안치된 피장자는 치아, 다리뼈 흔적 일부와 금제 굵은고리 귀걸이, 유리제 목걸이를 착장(着裝)한 상태였다. 그리고 서쪽에 안치된 피장자는 다리뼈 흔적 일부와 금제 굵은고리 귀걸이를 착장한 상태였다. 유물의 경우 토기류는 양 단벽 쪽에, 장신구는 유구 중앙부에 부장하였다.

2곽 유물은 토기류, 금동관, 은제 허리띠, 세잎 고리 자루 큰칼[三葉環頭大刀], 철기류 등이 출토되었다. 이 중 금동관은 북쪽 장벽을 따라 눕혀져 있는 소형 통모양 그릇받침과 굽달린항아리 사이에서 소형 그릇받침을 따라 길게 펼쳐져 출토되었다. 금동관은 잔존 길이 40㎝, 너비 2.5㎝인 대륜(臺輪)에 삼각 톱날무늬[三角鉅齒文]의 주연(周緣)을 따라 점렬문(點列文)이 시문되었고, 원형의 달개[瓔珞] 일부가 확인되었다. 피장자의 허리 부근에서 은제 허리띠와 동지금장(銅地金裝)의 세잎 고리 자루 큰칼이 착장된 상태로 출토되었다.

5. 의성군 금성면 학미리 고분군[1996년 경북 대학교 박물관 발굴 / 현재는 금성산 고분군으로 통합]

1호에서 목짧은 항아리와 도장무늬 그릇·바리모양 그릇받침이 출토되었으며, 연도 입구부 가까운 바닥에서 목긴 항아리 아가리부가 출토되었다. 그 중에서 주목되는 것은 심엽형 허리띠장식과 큰칼·청동제 팔각형 방울·띠고리·철솥 등이다.

2호에서 청동제 역심엽형 허리띠장식 14점이 출토되었으며, 북쪽 부장 공간에는 굽다리접시류·손칼·쇠도끼·쇠화살촉·쇠낫 등이 출토되었다. 그리고 나무덧널무덤의 가장자리로 꺾쇠가 확인되었다.

3호의 분구 상에서는 서쪽 단벽 뒤쪽에서 그릇받침의 아가리편과 토기편을 비롯하여 각 단벽 쪽에서 쇠화살촉과 토기편들이 수습되었다. 돌덧널 내에서는 토기류, 금속류 등이 부장되었다. 토기류는 주로 토기뚜껑 및 굽다리 접시·굽다리 항아리·목짧은 항아리 등이며 금속류는 말갖춤류·무구류·공구류 등으로 다양하다.

토기는 공반된 경주 양식 토기가 경주의 호우총(壺衧塚)과 월성로 가-18호, 창녕 계성리 고분 떼 Ⅲ-1호묘, 상주 병성동 고분 떼 27호묘 껴묻거리들과 유사하다.

1호 앞트기식 돌방은 6세기 전엽에 처음 구축된 이후 한 세대 이내의 시차를 두고 추가장(追加葬)이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그 외 큰칼과 허리띠 장식 등의 위세품들은 경주 지역과 밀접한 연관성을 보이고 있으며, 세잎 고리 자루 큰칼[三葉環頭大刀]과 재갈, 호등(壺鐙)과 같은 유물의 경우 백제적 요소를 지니고 있다.

[의성 양식 토기]

의성군의 중심 고분군인 의성 금성산 고분군은 신라의 북방 진출을 위한 전초 기지로서의 거점 지역으로 6세기 초까지 지속적이었고 지역 자체 고유 묘제만이 아닌 의성 지역의 독특한 토기 형식인 의성 양식 토기의 분포권에서도 이러한 사실을 엿볼 수 있다.

의성 양식 토기 는 의성 금성산 고분군 출토 토기를 지표로 하며, 특징적인 형태를 가진 기종으로는 토기 뚜껑 굽다리 접시, 목짧은 항아리, 그릇 받침, 귀달린 항아리 등이 있다. 굽다리 접시는 미약한 뚜껑받이턱, 두꺼운 기벽, 짧은 다리 끝부분과 투창(透窓) 사이의 넓은 간격이 특징으로 시간이 흐를수록 기벽은 얇아지고 뚜껑 접시 몸통이 깊어지며 투창 바로 아래에 돋을띠 무늬가 형성되는 것으로 변한다. 뚜껑 접시는 높은 뚜껑 몸체, 드림턱보다 넓게 벌어지는 드림, 명확히 구분되지 않는 몸체와 드림, 미약한 드림턱이 특징이며 뚜껑 그릇 몸통의 높이는 시간이 지날수록 낮아진다. 호는 몸통 최대경이 중상위(中上位)에서 중위(中位)로 내려갈수록 늦은 시기이며, 중상위에 고리형이나 부리형, 말머리 모양의 귀장식이 부착된다. 목긴 항아리는 몸통에 비해 목부위가 상대적으로 긴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특징을 갖고 있는 의성 양식 토기는 경상북도 북부의 안동, 예천, 상주, 문경뿐만 아니라 동해안 지역의 영덕, 울진, 강릉 나아가 충청북도 청원 지역까지 널리 분포하고 있다. 분포 지역의 토기 기종 출토 양상을 보면, 서쪽의 구미 지역에서는 일·이단 투창 굽다리 접시가, 북쪽의 문경·청원 지역에서는 뚜껑있는 일단 투창 굽다리 접시 세트만, 동쪽의 영덕·울진과 서쪽의 상주 지역에서는 이단 투창 굽다리 접시만 확인되나 의성 지역과 인접한 안동과 군위 지역은 다양한 기종에서 의성 양식 토기를 찾을 수 있다. 즉 의성에서 멀리 떨어질수록 굽다리 접시 기종만 확인되고 가까울수록 다양한 기종에서 확인되는 것으로 보아 가까운 곳일수록 의성 세력의 강한 영향을 받았음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