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52016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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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秋夕 |
이칭/별칭 | 한가위, 가배(嘉俳), 가배일(嘉俳日), 가위, 중추(仲秋), 중추절(仲秋節), 중추가절(仲秋佳節) |
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의례/평생 의례와 세시 풍속 |
지역 | 경상북도 의성군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이은정 |
성격 | 세시 풍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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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례 시기/일시 | 음력 8월 15일 |
[정의]
경상북도 의성 지역에서 음력 8월 15일에 지내는 명절.
[개설]
추석(秋夕) 은 음력 8월 15일을 일컫는데, 가을의 한가운데 달이면서 팔월의 한가운데 날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는 연중 으뜸 명절이다. 추석은 다른 말로 가배(嘉俳), 가배일(嘉俳日), 가위, 한가위, 중추(仲秋), 중추절(仲秋節), 중추가절(仲秋佳節)이라고도 한다. 추석 무렵은 좋은 계절이어서 “5월 농부 8월 신선”이라는 말이 있다. 이는 5월은 농부들이 농사를 잘 짓기 위하여 땀을 흘리면서 등거리가 마를 날이 없지만 8월은 한해 농사가 다 마무리된 때여서 봄철 농사일보다 힘을 덜 들이고 일을 해도 신선처럼 지낼 수 있다는 말이니 그만큼 추석은 좋은 날이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늘 가윗날만 같아라.”라는 속담이 있듯이 추석은 연중 으뜸 명절이다. 특히 농촌에서 가장 큰 명절이니 이때는 오곡이 익는 계절인 만큼 모든 것이 풍성하고 즐거운 놀이로 밤낮을 지낸다.
[연원 및 변천]
『삼국사기』에 추석에 대한 기록이 최초로 나타나지만 그 시원을 밝히는 내용은 아니다. 이 자료를 통해서 추석이 신라 시대 초기에 이미 자리 잡았으며, 신라의 대표적인 명절이었음을 알 수 있다. 이처럼 신라 시대에 이미 세시 명절로 자리 잡던 추석은 고려 시대에 와서도 큰 명절로 여겨져 9대 속절(俗節)에 포함되었다. 고려의 9대 속절은 원정(元正)[설날]·상원(上元)[정월 대보름]·상사(上巳)·한식(寒食)·단오(端午)·추석·중구(重九)·팔관(八關)·동지(冬至)였다. 이 명절들은 조선 시대로 이어졌고, 조선의 추석은 설날, 한식, 단오와 더불어 4대 명절의 하나로 꼽혔다. 추석을 비롯한 세시 풍속의 전승은 최근까지 이어져왔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한국의 세시 풍속이 농경의례로서 농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었기 때문에 산업화 이후 생업이 변화되면서 세시 풍속에 대한 의미도 축소되기 시작하였다. 추석 역시 전통적인 의미에서의 본질적인 성격은 사라지고 차례를 지내고 성묘하는 날의 의미 정도만 남아있지만 국가에서 지정하는 공휴일이기 때문에 오늘날까지도 강하게 전승되고 있는 명절이라 할 수 있다.
[절차]
경상북도 의성군 사곡면 공정 3리 용소 마을에서는 추석날 아침에 일찍 일어나 차례 지낼 준비를 한다. 콩을 삶아 넣어서 만든 송편과 정구지전[부추전], 배추전, 호박떡, 찹쌀가루로 만들어 지져낸 떡, 명태포, 문어포, 도적[쇠고기, 돼지고기, 돔배기 순으로 쌓아올린 것], 닭을 올린다. 제주(祭酒)로는 청주를 쓰는데 청주는 누룩을 띄우고 고두밥을 지어서 누룩과 섞어 단지 안에 넣는다. 그 후 물을 부어 노랗게 침전물이 아래로 가라앉으면 위의 맑은 술을 떠내어 제주로 쓴다. 송편은 넉넉하게 만들어 제상에 올리고 가족, 친척, 이웃 등과 나누어 먹는다. 예전에는 추석 차례를 지낸 후 성묘를 가지 않고 다만 추석이 되기 전 팔월 초하루에 산소를 찾아 벌초를 하는 것에 그쳤다. 이는 대개 조상들의 묘소가 집과 가까운 곳에 위치하고 있어서 평상시에도 곧잘 산소를 찾아가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요즘에는 추석 차례를 지낸 후 이내 술, 꼬치, 과일을 준비해서 성묘를 가는 편이다.
[생활 민속적 관련 사항]
경상북도 의성군 점곡면 사촌리에서는 추석에 햇곡을 수확하여 조상에게 차례를 지내는데, 벌초는 일반적으로 8월 초하룻날부터 8월 말까지 이루어지는 편이다. 추석이나 중구 때에는 추수를 하느라 바쁜 시기이기 때문에 별다른 놀이를 행하지 않는다. 추석의 절식은 단연 송편인데 옛말에 ‘추석에는 개도 송편이 세 개다’라는 말이 있듯이 추석에 빠질 수 없는 음식이다. 사촌리에서는 송편에다가 콩, 팥, 콩고물 같은 것을 소로 넣어 만들고 가정에 따라서는 송편과 함께 기지떡을 만들기도 한다. 송편과 함께 애호박의 속을 긁어 낸 후에 박나물을 볶아내기도 하고 박나물에 다시마를 넣고 국을 끓여 먹기도 한다. 다만, 추석 때까지 햇곡식이 나지 않는 경우 경상북도 의성 지역에서는 음력 9월 9일 중양절에 중구 차례 혹은 구일 차례라고 하여 수확한 햇곡으로 밥을 짓고 송편을 지어 차례를 지내는 경우도 많았다고 한다. 1970년대 이후에는 통일벼가 재배되기 시작하면서 추석에 햇곡을 수확하는 것이 일반화되면서부터 구일 차례를 지내지 않게 되었다고 한다.
또한 추석날 낮에 윷놀이를 하면서 놀다가 저녁이 되면 마을의 새댁들이 지금의 공정 초등학교 운동장에 모여 ‘칭칭이’를 했다고 한다. 유부녀들이 함께 놀기도 하였는데, 새댁들을 쫓아 뛰기가 힘들어 따로 노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저기 저기 저 달 봤나?”, “나도 봤다” ‘칭칭이’노래를 하면서 달이 환하게 뜬 아래에서 십여 명이 모여 놀다가 집에 오기도 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