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4101531 |
---|---|
한자 | 家庭信仰 |
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
지역 | 충청남도 서산시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민정희 |
[정의]
충청남도 서산 지역에서 가정의 여러 신을 믿는 의례 행위.
[개설]
가정 신앙은 가정의 안녕과 화목을 기원하기 위해 부녀자들이 중심이 되어 집안 곳곳에 신을 모셔 놓고 섬기는 한국 고유의 신앙 행위이다. 서산 지역의 가정에서는 가중팔신(家中八神)이라고 하여 집안 곳곳에 여러 신령을 좌정시켰다. 대표적인 집안의 신령들은 성주, 조왕, 삼신, 칠성, 지신, 왕신 등이다. 이들 신령을 잘 모시고 섬기는 종교 의례를 통해서 집안의 평안을 기원하였다. 이밖에도 가정의 화평을 위해 집밖에서 비정기적으로 거행하는 용왕제, 서낭제, 거리제 등도 가정 신앙의 범주로 포함할 수 있다. 서산의 가정 신앙은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1960~1970년대를 기점으로 급속하게 쇠퇴·소멸하는 경향을 보인다.
[성주]
성주는 한 집안의 길흉화복을 관장하는 최고의 가신(家神)이다. ‘성주는 대주(大主)를 믿고, 대주는 성주를 믿는다.’는 말이 있듯이 성주는 한 집안의 대표 가장(家長)인 대주를 위한 신령이다. 서산 지역에서는 흔히 안방 윗목에 성주신이 자리한다고 인식한다. 대청이 있는 집의 경우는 대청 상량 밑에 성주신이 좌정한다고 여긴다. 성주는 대개 집을 신축하거나 이사를 가게 되면 모신다. 또한 정월이나 10월에 안택(安宅)을 할 때 ‘성주가 나갔다’는 신의(神意)를 확인하면 성주를 새로 받기도 한다.
[터주]
터주는 집터를 지켜 주고 집안에 재복(財福)을 주는 가신이다. 성주가 집안의 어른이라면 터주는 땅의 신으로 집주인이라고 여긴다. 서산 지역에서는 터주를 주로 지신(地神)이라고 일컫는다. 또한 터주에 대한 제사를 지신제라고 부른다. 터주와 지신이 동일한 신격에 대한 단순한 이칭인지는 아직 분명하지 않다.
[칠성(七星)]
칠성은 수명장수를 관장하는 신령이다. 칠성은 대개 장광에 지신과 함께 모신다. 정월 안택을 하면서 칠성을 위하거나 간혹 칠석날 저녁에 칠성을 위하기도 한다. 칠석날이나 그 전날에 주부가 깨끗하게 목욕재계를 한다. 그리고 정성껏 떡과 과일 등의 제물을 준비한다. 주부는 저녁 때 장광에 제물을 진설하고 식구들의 건강을 비는 고사를 지낸다. 이를 칠성고사, 칠성공이라고 한다.
[조왕(竈王)]
조왕은 부엌과 불을 관장하는 신령이다. 조왕은 특별한 신체가 없다. 일반적으로 부엌의 부뚜막 뒤편에 물 한 그릇을 떠 놓는다. 경우에 따라 경쟁이를 불러 안택을 할 때 조왕을 위하기도 하였다.
[업]
업은 재복과 행운을 관장하는 신령으로 주로 동물로 관념된다. 업의 종류는 구렁이업, 족제비업, 두꺼비업 등이 있다. 업은 일정한 모양의 신체가 없으며, 곳간이나 천장 등의 눈에 띄지 않는 장소에 존재한다고 믿는다. 만일 업이 사람의 눈에 띄면 불길하다고 여긴다. 집안 식구는 업으로 들어온 동물을 잡지 않으며, 남이 죽이지도 못하게 한다. 업을 죽이면 집안에 우환이 생긴다고 한다.
[삼신(三神)]
삼신은 아이를 점지하고 보살펴 주는 신령이다. 삼신은 안방 윗목에 선반을 달아 모신다. 선반 위에 보시기 3개를 놓고 종이를 덮어 놓는다. 가정에서는 아이가 갑자기 아프거나 임신부가 출산한 후 삼일, 두이레, 세이레 되는 날 삼신을 위한다. 선반 아래 바닥에 짚을 깔고 제물을 차린다. 제물은 집안 형편에 따라 조금씩 다른데 밥 세 그릇, 미역국 세 그릇을 놓기도 하며, 국 대신에 물을 놓기도 한다. 삼신을 더욱 정성껏 위하는 가정에서는 쌀을 21번 키질을 해서 밥을 짓기도 한다. 삼신을 위하는 제의 절차는 별도로 없다. 가족들은 차려 놓은 제물을 가져다 남에게 주지 않고 먹는다. 한편 주부가 혼인을 한 후에 몇 년이 지나도록 태기가 없으면 삼신을 받는다.
[왕신(王神)]
왕신은 조상 중에 원한에 맺혀 죽었거나 혼인을 하지 못하고 죽은 처녀 귀신을 일컫는다. 이러한 비극적 경험이 있는 집안에서는 혹시라도 원혼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불상사를 미연에 방지하지 위해서 왕신으로 정성껏 모신다. 왕신의 신체는 왕신 단지라 하여 쌀을 넣은 단지를 안방이나 뒤란에 모신다. 왕신을 잘못 위하면 오히려 집안에 해를 주기 때문에 다른 어떤 신령보다 특별히 신경을 쓴다. 햇곡식이 나거나 집에 새로운 물건이 들어오면 반드시 이 앞에 가져다 놓는다. 심지어 며느리가 시집을 오면 먼저 왕신에게 인사를 올린다. 한편 왕신 단지를 없애는 방법은 새로 시집온 며느리가 단지를 깨뜨린다. 그러면 왕신은 집을 떠난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