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130103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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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上元 |
영어음역 | Daeboreum |
영어의미역 | First Full Moon of the New Year |
이칭/별칭 | 상원(上元),상원절(上元節),원소(元宵),원소절(元宵節),원야(元夜),원석(元夕),대망월(大望月) |
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의례/평생 의례와 세시 풍속 |
지역 | 전라남도 여수시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김준옥 |
[정의]
전라남도 여수시에서 음력 정월대보름에 지내는 명절.
[개설]
대보름은 설·추석과 함께 우리 겨레가 즐겨온 큰 명절이다. 이날은 새해 첫 만월(滿月)로 인해 한 해의 시작을 의미한다는 뜻에서 절식을 장만하고, 의례를 행하며 놀이로서 즐긴다. 차례는 찹쌀을 주원료로 하고, 감·대추·밤과 기타 조미료를 넣어서 찐 약식으로 조상에게 차례를 지낸다.
전라남도 여수시에서의 차례 절차는 각 가정에서 차례상을 준비해놓고 주부가 간단하게 비손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개인의 신수는 물론 가정의 행(幸)과 불행(不幸), 농사의 풍흉(豊凶)이 이날에 달렸다 하여 주법(呪法)과 금기(禁忌) 등이 이날에 집중되어 있다.
[연원 및 변천]
대보름은 약식(藥食)과 관련한 유래가 『삼국유사』1권 사금갑조(射琴匣條)에 다음과 같이 전한다.
“소지왕 즉위 10년 어느 날, 왕이 천천사(天泉寺)에 거동하였을 때 쥐와 까마귀가 서로 와서 울다가, 쥐가 ‘이 까마귀가 가는 곳을 찾아보라’고 하였다. 왕은 종자(從者)로 하여금 까마귀의 뒤를 따르게 했는데, 종자가 남촌에 이르러 돼지 두 마리가 싸우는 것을 구경하고 있다가 그만 까마귀의 행방을 잃어버리고 방황하고 있었다. 그때 못 속에서 한 노인이 나와 ‘개견이인사(開見二人死) 불개견일인사(不開見一人死)’라고 쓴 봉서(封書)를 주었다. 이를 건네받은 왕이 열지 않으려 하자, 일관이 말하기를 ‘1인은 왕이요, 2인은 서민’이라 하였다. 이 말에 따라 개봉을 하자 ‘금갑(琴匣)을 쏘라.’라고 적혀 있었다. 왕이 궁중에 돌아와서 금갑을 활로 쏘니 내전(內殿)에서 분향수도(焚香修道)하는 중과 궁녀가 몰래 내통하다가 그 활에 맞아 죽었다.”
이런 일이 있은 후에 상원을 조기일(鳥忌日)이라 부르고, 까마귀에게 약식을 만들어 제사하는 풍속이 생겼다고 한다.
[생활민속적 관련사항]
전라남도 여수시에서는 음력 정월 14일은 ‘까치보름날’이라 하여 보름 행사는 이날부터 시작된다. 주로 행해진 대보름과 관련된 생활 민속은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잠 안 자기’, 14일 밤에 잠을 자면 눈썹이 희어진다고 하여 잠을 자지 아니한다. ‘잡충(雜蟲) 쫓기’는 잡충이 집안에 들지 말라는 뜻에서 재에 솔잎을 섞어 처마 밑을 돌아다니며 주문을 외면서 뿌리는 것이다.
‘숯 점치기’는 14일에는 보름 약식을 찌는데, 아궁이에 넣은 장작이 타서 숯이 된 것을 꺼내 차례대로 부뚜막에 12개를 놓고 그 중 흰 것과 검은 것을 가려 그 해의 건습(乾濕)을 점친다. 두 번째 숯이 희게 되었고 다섯 번째 숯이 검게 되었으면, 2월은 가물고 5월은 장마가 진다는 뜻이다.
‘부스럼 먹기’는 일명 ‘보름 먹기’라고 한다. 14일 저녁에 생밤·잣·호두·은행 등 깨물어 소리 나는 실과를 아이들에게 준다. 이것은 14일 저녁에 먹으라는 것이 아니고, 종과(腫果)라 하여 15일 새벽잠에서 깨자마자 “1년 열두 달 무사하고 부스럼 하나 나지 말라, 부스럼 깨물자.”라고 말하고 먹는 것이다.
‘나무 시집 보내기’는 일명 ‘가수(嫁樹)’라 한다. 감나무나 유자나무 등 과수가 있는 집에서는 과실나무 가지 틈에다 돌을 끼워 놓는다. 이렇게 하면 그 해 과실이 많이 열린다는 속설이 있다. ‘더위 팔기’는 보름날 새벽부터 동년배(同年輩)끼리 행한다. 상대방을 불러 대답을 하면 “내 더위 사라.” 하는데, 미리 눈치 채고 대답을 하지 않으면 팔지 못한다. 동년배가 보름날 아침에 부르면 대답을 아니 않는 게 상책이지만, 상대가 부르자마자 “네 더위”하고 되팔면 된다.
‘소밥 주기, 개밥 안 주기’는 소에게는 밥을 주지만 개에게는 밥을 주지 않는 것이다. 소에게는 채소에서 밥까지 먹여 새해의 농사를 다짐하지만, 보름에 개를 잘 먹이면 그 해에 파리가 많다고 하여 개에게는 먹이지 않았다. 그래서 ‘개 보름 쇠듯’이라는 속담이 생겼다. ‘귀밝이 술’, 일명 ‘이명주(耳明酒)’라고 하는 술을 한 잔씩 마시면 귀가 밝아지고, 그 해는 좋은 소리만 듣는다고 한다.
‘달맞이’는 횃불을 들고 산에 올라가 달이 떠오르는 것을 맞는 행사다. 떠오르는 달에 그해의 기원을 빌며 무수히 절을 하고, 떠오르는 달의 빛 방향으로 그해의 풍흉을 예측하기도 한다. 달빛이 붉으면 그해가 가물 징조요, 희면 장마가 질 징조이다. 달이 예년보다 북쪽으로 뜨면 산간에 풍년이 들고, 남쪽으로 뜨면 해안 평야지대에 풍년이 든다고 한다. 한 곳에서 여러 사람이 달맞이를 하다가 가장 먼저 달이 뜨는 것을 본 사람은 그해 길사가 있다고 한다.
‘귀신 달굼’은 달이 뜬 뒤에 대문 앞에 냄새 나는 머리카락과 소리 나는 통대 등을 모아서 불을 지르면 냄새와 대 터지는 소리가 악귀를 쫓아 그 집에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횃싸움’은 보름날 달맞이가 끝나면 마을 청년들이 인접 마을 청년들과 싸움을 걸어 농악을 울리면서 깡통에 쏘시개를 넣어 만든 홰로 불싸움을 하는 것이다. 이 싸움에서 이기면 그 마을이 풍년이 들고, 지면 흉년이 든다고 한다.
‘다리 밟기’는 이날 열두 다리를 밟으면 그해에 무병하고 행운이 온다고 믿어, 다리 끝에서 끝까지 자기 나이대로 왕복을 하는 것이다. 남녀노소 구별 없이 많은 사람이 나와서 다리를 밟는다. ‘지신 밟기’는 ‘걸립(乞粒)’이라고도 한다. 일종의 공동 행사로 농악대가 가가호호 찾아다니며 농악놀이를 한다. 농악대가 마당 도리를 하면 주인은 마루에 쌀과 안주, 그리고 돈을 올려놓은 성주상을 차린다. 쌀그릇에 양초 두 자루가 꽃혀 있는 간소한 상이다. 상위의 돈과 쌀은 농악대가 걷어 마을 공동기금으로 쓰고, 술과 안주는 음복한다. 성주상 앞에서 농악대 반주에 맞추어 상쇠가 농사와 안택을 기원하는 축원사를 한다.
이밖에도 보름날에는 달과 관련된 갖가지 제의(祭義)와 놀이를 행한다. 특히 당제와 용왕제를 지내는 마을이 있었고, 달집 태우기나 논밭두렁 태우기, 복조리, 벅수 세우기 등이 행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