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130056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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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鳳溪洞月仰- |
영어의미역 | Tug-of-war of Worang Village, Bonggye-dong |
분야 | 생활·민속/민속,문화유산/무형 유산 |
유형 | 놀이/놀이 |
지역 | 전라남도 여수시 봉계동 월앙마을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김준옥 |
[정의]
전라남도 여수시 봉계동 월앙마을에서 정월대보름 다음날에 하는 줄다리기 놀이.
[개설]
1995년 1월 25일 마을회관 노인당에서 방경택[남, 66세]·박주동[남, 66세]·장종석[남, 55세] 등이 제보한 바에 의하면, 여수시 봉계동 월앙마을에서는 정월대보름 다음날 줄다리기를 실시했는데, 6·25 직후인 1950년대 초까지 하였다.
[놀이도구 및 장소]
마을 뒤 전봉산(戰鳳山)에서 발원하는 하천(뒷고랑)을 경계로 하여, 삼동·주동·주암마을이 한편이 되고, 월앙·봉강·계원마을이 한편이 된다. 정월 초닷새 경부터 짚을 걷는다. 이 날은 ‘파일’이라 하여 마을 사람들은 타관 출입을 하지 않는다. 짚은 농사의 형편에 따라 갹출하게 되는데, 마을의 청년들이 지게에 져 나르고 어린 아이들도 한 뭇, 두 뭇씩 가져 나른다. 짚은 마을 뒤 ‘맥장(보리마당)’에 쌓아 둔다.
줄을 드릴 때는 기둥 나무 3개를 원추형으로 묶은 작사리(짝수 발)에 걸어서 드린다. 초 7일경부터 줄을 드리기 시작하여 13일 오전에 완성한다. 동쪽은 수줄이고, 서쪽은 암줄이기 때문에 월앙마을은 수줄을 드린다. 줄드리는 기간 동안 밤에는 상대방의 마을에서 혹시 줄에 칼집을 내고 개들이 오줌을 싸서 부정을 탈까봐 마을 청년들이 줄을 지킨다. 줄을 드릴 때 여자들은 재수가 없다고 하여 일체 접근하지 못하게 한다. 특히, 고사를 모신 후에는 외부인의 출입을 감시하며 통제한다.
13일 밤 맥장에 줄을 동그랗게 감아놓고 고사를 모신다. 줄 주위로는 금줄을 치고 금토를 놓는다. 제주는 하루 전쯤 깨끗하고 성실한 사람으로 마을 어른들이 합의하여 선출한다. 또는 평소 성실하게 생활하는 사람을 즉석에서 “자네가 하고”하여 정하기도 한다. 제주는 목욕재계하고 정성을 들인다.
술, 고기, 나물, 등 제물을 장만하여 고사상을 차리고 “산신님네 용왕님네 올해 농사 잘 되게 해주십시오”하고 빈다. 줄은 용을 상징한다고 믿으며, 용은 물을 주관하기 때문에, 한 해 농상의 풍흉(豊凶)을 좌우한다고 생각한다. 과거에는 모두가 천수답이었기 때문에, 농사를 짓는 데 물은 절대적인 요소였다.
10일 경부터는 가닥 줄을 메고, 매구를 치며, 골목을 누비고 다닌다. 14~15일은 완성된 줄을 메고, 상대방 마을의 경계 부근까지 가서 “코를 걸어달라”고 시위하며, 전의를 북돋운다. 줄을 메고 다닐 때는 원줄은 워낙 크고 무겁기 때문에, 작은 줄을 따로 만들어 그것을 메고 다닌다. 줄을 메고 다닐 때는 줄 위에 ‘선소리꾼’을 태운다. 선소리꾼은 소리도 잘 해야 하지만, 특히 상대방을 압도할 수 있도록 리더십과 재담이 좋아야 한다. 그래서 동작이 빠르고, 노래를 잘 하는 사람이 줄 위에 탄다. 한편, 아이들도 줄을 만들어 메고 다니며, 마을 안을 돌아다니다가 상대 마을까지 가서 서로 어르기도 한다. 아이들의 줄다리기는 어른들의 줄다리기가 없어진 뒤에도 계속되었는데, 20여 년 전까지 있었다.
[놀이방법]
16일 밤이 되면 양편은 서로 줄을 메고 돌아다니다 월앙 앞뜰에 이르러 시위와 실랑이를 계속한다. 사실 줄다리기보다는 양편의 줄어르기가 오래 걸리며 장난이 심하기 때문에 보리가 다 뽑힐 지경이 된다. 그러나 월앙 앞뜰의 보리가 가장 잘 된다. 양편의 고가 서로 걸리면 ‘코막대기’를 지른다. 코막대기는 암줄인 주삼마을에서 가지고 온다. 월앙마을 편이 수줄이 되어 코를 걸면 즉시 줄다리기가 시작된다.
줄다리기는 남녀노소 모든 마을 사람들이 달려들어 당긴다. 때로는 ‘접줄’이 부족하여 앞 사람의 허리를 껴안고 당긴다. 코막대기가 걸리면 선소리꾼은 자기편 줄 주위를 왔다 갔다 하면서 독려하며 매구꾼들은 매구를 쳐댄다.
승부는 상대편의 줄을 자기 마을까지 끌고 들어오는 것으로 판가름 난다. 코가 걸려 있는 채로 끌고 자기 마을로 들어와 버린다. 줄이 끌려가면 끌려가지 않기 위해 줄을 깔고 앉기도 하고 아낙네들은 치마폭에 돌멩이를 싸들고 와서 앉기도 한다.
줄다리기에서 승리하면 밤새도록 뛰어논다. 마을에서 술과 닭죽 등을 준비하여 모닥불 주변에서 나누어 먹는다. 이튿날까지 여흥이 남아 밤이 되면 줄을 메지 않은 채 상대 마을까지 몰려가서 “덤빌려면 덤벼라”하는 식의 놀림으로 상대방의 화를 돋우기도 한다. 줄다리기에서 이긴 기분은 사나흘 가며, 마을은 온통 잔치 분위기이다. 줄다리기는 16일 하루만 한다.
줄다리기가 끝난 후 줄은 매각한다. 소의 사료로 사용하기도 하고 퇴비로도 사용한다. 과거에는 집 짓는 사람들이 흙에 섞어 쓰기 위해 많이 사가기도 했다. 줄에 사용된 짚은 부드러워 흙과 잘 섞이기 때문이다. 줄을 팔아 생긴 돈은 마을의 공동기금으로 사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