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5201736 |
---|---|
한자 | -將軍-非命-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작품/설화 |
지역 | 경상북도 의성군 안사면 |
집필자 | 박은정 |
[정의]
경상북도 의성군 안사면 만리 2리에 전해오는 아기 장군에 대한 이야기.
[개설]
의성군 안사면에서 전해 내려오는 아기 장수 전설의 한 유형이다. 어리석은 부모가 비범한 아들을 죽임으로써 민중적 역량을 스스로 포기한 비극을 담고 있다.
[채록/수집 상황]
1998년 의성 군지 편찬 위원회에서 발행한 『의성 군지』에 「아기 장군의 비명」이라는 제목으로 수록되어 있다. ‘의성 문화 관광’ 홈페이지에도 같은 제목으로 소개되어 있다.
[내용]
경상북도 의성군 안사면에는 아기 장군의 기막힌 죽음에 얽힌 전설이 전하고 있다. 오랜 옛날 의성군 안사면 만리 2리(萬里二里)의 웃만이골 깊은 산중에 수원 백씨 부부가 살고 있었다고 한다. 부부는 가난하고 배운 것 없는 평범한 사람들로서 아내는 순산하여 아들을 낳았다. 그런데 아이는 태어날 때부터 기골이 장대하였고 보통 아이들보다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자랐다. 게다가 태어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말을 하는 등 영특하기 이를 데 없었다.
아이의 비범함은 멀리까지 소문이 났고 이웃들은 아이를 두려워했다. 주변 사람들은 가난하고 무식한 집안에서 저런 아이가 났으니 장차 역적이 될지도 모른다고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어리석은 아이의 부모는 수군대는 소리를 듣고 깊은 근심에 빠졌지만 그럴 리 없다고 위로하여 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결국 어찌할 바를 몰랐던 아이의 부모는 어처구니없는 엄청난 결정을 내렸다. 아들을 죽이는 것이 후환을 없애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결국 인근에 있는 힘센 장정 몇 사람에게 자기 아들을 죽여 달라고 하였다.
청탁을 받은 장정들은 서쪽 준령(峻嶺)의 계곡으로 아이를 죽이기 위해 데려 갔다. 그러나 그들도 인간인지라 측은지심이 생겨 아이를 단박에 죽일 수는 없었다. 결국 아이를 산 채로 엎어두고 그 위에 마른 솔잎인 솔가리를 더미 채로 덮어 눌러놓고는 산에서 내려왔다.
아이는 바로 죽지 않아 사흘이 지나도록 덮어둔 솔가리가 꿈틀거렸지만 끝내 숨을 거두었다. 그러자 얼마 후 하늘에서 뇌성벽력이 치고 그곳에서 용마(龍馬)가 솟구쳐 크게 울부짖으며 안장을 던져 버리고 하늘로 날아 올라갔다. 그 용마는 아기 장군이 자라서 타고 다닐 용마였는데 주인을 잃은 비통함에 울면서 하늘로 돌아간 것이다. 부모는 자신들의 어처구니없는 선택을 후회했지만 이미 아이는 죽었고 용마도 떠나간 후였다. 아기 장군의 죽음은 어리석은 민중인 부모가 자신들의 역량을 스스로 의심하고 포기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모티프 분석]
「아기 장군의 죽음」의 주요 모티프는 ‘아기 장군의 억울한 죽음’이다. 탁월한 능력을 지닌 장수가 뜻을 이루지 못하고 패배한 전설은 매우 흔하다. 부모가 비범한 아들을 죽이는 이유는 그 아들이 훗날 역적이 될 수 있다는 막연한 두려움 때문이며, 뛰어난 인물은 세상이 용납하지 않는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이러한 두려움으로 인해 새로운 역사를 창조하려는 의지는 좌절되지만, 역설적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장수를 기대하는 간절한 소망은 계속 남게 되는 것이다. 의성 지역에는 이와 유사한 전설이 여러 편 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