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580169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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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正月大- |
이칭/별칭 | 오기일(烏忌日),상원(上元),원석절(元夕節),원야(元夜) |
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의례/평생 의례와 세시 풍속 |
지역 | 전라북도 진안군 진안읍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이상훈 |
[정의]
전라북도 진안 지역에서 음력 1월 15일을 지내는 명절.
[개설]
대보름은 가장 큰 보름이라는 뜻으로 음력 정월 보름에 지내는 명절이다. 정월 대보름은 세시 풍속 전체에 있어서 그 비중이 가장 크고, 지역 분포를 살펴보아도 이를 쇠지 않는 곳이 없다. 이를 오기일(烏忌日), 상원(上元), 원석절(元夕節), 원야(元夜) 등이라고도 한다. 특히 정월 대보름은 상원이라 하여 중원(中元)[음력 7월 15일], 하원(下元)[음력 10월 15일] 중 으뜸으로 친다. 한 해를 시작하는 시기인 대보름에는 일 년을 준비하여 풍요와 안녕을 기원하는 다양한 풍속이 전해 오고 있다.
[연원 및 변천]
『삼국유사(三國遺事)』 권1 「기이(奇異)」 사금갑조(射琴匣條)에는 “까마귀가 소지왕을 인도하여 위급을 면하게 했고, 그 후로 매년 첫 번째 돼지·쥐·말날에는 백사를 삼가고 감히 동작을 아니하며, 15일을 오기일이라 하여 찰밥으로 제사를 지내니 지금에도 행하고 있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이는 정월 대보름에 대한 유래를 살필 수 있는 기록으로, 오기일[대보름]에 찰밥으로 제사를 지내는 풍속이 고려 후기에도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이후 조선 후기의 세시기(歲時記)에는 대보름에 대한 기록들이 매우 다양하고 상세하게 나타나고 있다.
[생활 민속적 관련 사항]
대보름 전날에 오곡밥 짓기, 오곡밥 나누어 먹기, 오곡밥 일찍 먹기를 일반적으로 행한다. 진안군 진안읍 종평 마을에서는 열 나흗날에 남자에게 “밥을 아홉 그릇 먹고, 나무도 아홉 짐 하라.”고 이른다. 먹을 것이 넉넉하지 않아 늘 굶주린 생활을 하므로 명절을 맞아 곯은 배를 채우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말하는 것이다. 보름 나가서 쇠기, 밤 새기, 불 밝히기 등을 행한다.
진안군 동향면 능길 마을에서는 열 나흗날 밤 늦은 시각에 작은 시루에 떡을 조금 찐다. 떡을 조그만 찐다고 하여 “시루 밑 구녕만 막는다.”고 한다. 그리고 안방 윗목에 상을 받쳐 시루 채 둔다. 시루 안에는 접시에 들기름을 담고 심지를 틀어 집안 남자 수대로 넣는다. 이 불은 끄지 않고 그대로 두는데, 불이 잘 타면 그 해 신수가 좋고, 꺼지거나 시원찮게 타면 그 해에 운수가 좋지 않을 것이라고 예견하였다.
정월 대보름 날에 차례를 올린다. 진안군 부귀면 회구룡 마을에서는 찰밥을 쪄서 조상과 집안의 신령께 보름 차례를 올린다. 새벽에 찰밥을 쪄 두고 날이 새면 차례를 올린다. 삼신께는 간소하게 찰밥과 물만 올린다. 성주와 조상께는 메, 부침개, 나물 등을 올린다. 칠성을 위해서는 가정에서 가장 먼저 칠성 밥을 퍼서 장독에 올린다. 대보름날에는 보리밥 일찍 먹기, 손으로 밥 먹기, 취나물 먹기, 두부 먹기, 더위팔기, 부럼 깨기 등 건강과 관련된 음식 먹기와 윷놀이, 널뛰기, 액 연날기 등 놀이가 행해졌다.
가장 중요한 행사는 달집태우기 행사이다. 진안군 부귀면 회구룡 마을에서는 보름날 낮에 청년들이 솔가지를 꺾어다 달집을 세운다. 마을 앞 논 가운데 4m가 넘는 큰 달집을 세우는데, 중앙에 기둥을 세우고 솔가지로 그 주변을 빙 둘러싼다. 원추형의 달집이 완성되면 달이 떠오르기를 기다렸다가 달이 보이기 시작하면 달집에 불을 지른다. 액이 낀 사람이 있다면 옷의 동정을 떼어 던져 넣거나 콩을 볶아 달집에 던져 넣는다. 초하룻날부터 버리지 않고 모은 쓰레기도 넣는데 이것도 액막이를 위해서이다. 쓰레기를 버리면서 “아이들도 건강하고 집안도 편안하게 해 주소서.”라고 기원한다.
한편 운이 좋지 않은 아이가 있으면 열 나흗날 종이로 옷을 만들어 입혔다가 보름날 벗겨서 달집에 넣는다. 이렇게 하면 아이의 액땜도 되고 명도 길어진다고 한다.보름날 새벽에 생밤, 호도, 은행 몇 개를 깨물면서 “1년 열 두달 무사태평하고 부스럼 뽀드라지 하나 나지 맙시다.”라고 기원한다. 이를 부럼 먹는다고 한다. 진안 지역에서는 부럼 먹을 때 생밤을 사용한다.
진안군 상전면 주평리 지사 마을에서는 뱅이라고 하여 정월 보름에 볏짚으로 오쟁이 섬을 만들어 제사 음식을 짚을 깔고 놓아두기도 하고 외벽에 걸어 놓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