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340088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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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의미역 | Wrestle with Flower |
이칭/별칭 | 꽃싸움 |
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놀이/놀이 |
지역 | 경상남도 하동군 |
집필자 | 남성진 |
[정의]
경상남도 하동 지역에서 꽃술을 서로 마주 걸고 당겨서 승부를 겨루는 놀이.
[개설]
꽃실씨름은 참꽃 속에 있는 실처럼 생긴 수술대를 뽑아낸 뒤 그것을 서로 걸어 잡아당기며 씨름을 붙여서 먼저 끊어지는 쪽이 지는 민속놀이이다. 이를 ‘꽃싸움’이라고도 한다. 꽃술을 뽑아서 서로 마주 걸어 당겨 상대편의 꽃술을 끊는 놀이라 할 수 있다. 보통 참꽃의 수술대는 수꽃술보다는 암꽃술이 더 굵고 든든하고 길어서 좋다. 꽃실씨름에서 가장 대표적인 방식은 참꽃[진달래]을 이용한 놀이인데 이것을 다른 말로 진달래 꽃싸움이라 하기도 한다. 이와 비슷한 것으로 풀싸움 또는 풀씨름이 있다. 이것은 긴 풀줄기를 엇걸어서 누구의 풀이 더 질긴가를 겨루는 놀이이다.
[연원]
예로부터 아이들은 봄이 되면 산과 들로 나가서 풀싸움과 꽃싸움을 하며 많이 놀았다. 풀싸움과 꽃싸움은 풀씨름, 꽃씨름 등으로 부르기도 한다. 풀과 꽃이 많이 피는 봄철이면 어느 곳에서나 꽃싸움을 할 수 있었는데, 이를 하동 지역에서는 꽃실씨름이라고 불렸다. 꽃실씨름 또는 풀싸움에 관한 내용은 옛 문헌에 초전(草戰), 초희(草戱), 교전희(較戰戱) 등으로 기록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어디서나 즐겨 왔던 놀이라 할 수 있다. 꽃실씨름은 단둘이서 놀기도 하고 또 여럿이 편을 갈라 놀기도 한다. 이 꽃실싸움은 흔히 부녀자들의 화전놀이에서 여흥으로 놀기도 하였다.
[놀이 도구 및 장소]
꽃실씨름에 사용되는 놀잇감은 주로 꽃술대이다. 물론 풀씨름의 형식으로 놀게 되면 풀이 주된 재료가 된다. 이러한 놀이에 사용되는 꽃과 풀의 종류는 여러 가지가 있다. 꽃 종류로는 제비꽃[오랑캐꽃]이나 참꽃[진달래꽃]을 주로 사용하였다. 참꽃 속에는 약간 흰색을 띤 여러 개의 수술과 붉은 색깔을 지닌 한 개의 암술이 있다. 이때 꽃실씨름에 사용하는 꽃술대를 고르는 요령은 가능한 한 상처가 없고 질기게 생긴 것을 찾아야 한다. 그리고 암술은 암술끼리 엇갈려 붙고, 수술은 수술끼리 걸고 당겨야 한다. 그 까닭은 암술대는 굵고 길며 질기기 때문에 암술대와 수술대를 서로 걸고 당기면 대체적으로 암술이 이기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한편 풀 종류로는 강아지풀이나 질갱이풀 등을 사용한다. 때로는 솔잎을 서로 엇갈려 걸고 당겨 놀기도 하였다. 놀이 장소는 들판이고 산이고 꽃과 풀이 지천으로 널려 있는 곳이면 어디든 활용하였다. 꽃이나 풀을 한 가득 꺾어서 양지 바른 따뜻한 골목이나 마당에서도 놀았다.
[놀이 방법]
꽃실씨름은 꽃술대를 서로 걸어 잡아당겨 누구의 것이 질기고 억센가를 시합하는 놀이이다. 참꽃을 따서 그 속에 있는 꽃술을 두 사람이 각각 한 개씩 가지고 꽃술대를 십자형(十字形)으로 마주 엇걸고 놀이를 시작한다. 이때 엇걸어 잡은 꽃술대의 양쪽 끝을 앞으로 당기면 어느 한쪽의 꽃술대가 끊어진다. 결국 꽃술대가 끊어지는 쪽의 아이가 지게 되는 것이다.
하동군 악양면에서 여자아이들이 주로 많이 놀았던 꽃실씨름의 사례를 살펴보자. 꽃실씨름은 먼저 참꽃을 따다가 꽃 속에 있는 실처럼 생긴 수술대를 뽑아낸다. 참꽃이 필 무렵이면 산에 올라가서 꽃잎은 따 먹고 꽃 속에 있는 실처럼 생긴 수술대를 뽑는다. 참꽃은 따서 먹고 꽃실은 놀잇감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이때 따서 먹을 수 없는 꽃은 놀잇감으로 사용하지 않았다. 참꽃은 머리에 예쁜 핀처럼 꽂기도 하고, 여러 개의 꽃송이를 긴 끈에다가 ‘조랑조랑’ 끼어서 목에 걸고 목걸이처럼 해 다니기도 하였다. 다음, 뽑아낸 꽃술대를 서로 걸어서 잡아당긴다. 이것은 두 사람이 꽃술대를 서로 엇걸고 잡아당겨서 씨름을 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승패를 결정하게 되는데, 서로 잡아당겨서 겨루다가 꽃실이 떨어지지 않는 쪽이 이기게 된다. 이때 승패가 결정되고 나면 벌칙을 준다. 꽃실씨름에서 이긴 사람은 진 사람의 이마를 한 대 튕기는데, 때로는 진 사람이 이긴 사람에게 껌 하나를 주기도 하였다.
[생활 민속적 관련 사항]
하동 지역에서는 아이들이 놀던 꽃실씨름이 부녀자들의 화전놀이에서도 많이 벌어졌다. 화전놀이를 가게 되면 참꽃 그늘 아래서 꽃지짐[화전]을 부쳐 먹는데 이때 참꽃의 꽃술대를 뽑아 여흥놀이로 꽃실씨름을 즐겼다. 승패의 결과에 따라 벌칙을 주거나 후속 놀이를 펼치며 부녀자들끼리 친교를 도모하였다. 참꽃은 또 생으로 꽃잎 채 먹기도 하는데, 꽃 맛은 달달하면서도 뒷맛은 시금털털하였다. 아이들은 꽃실씨름을 하면서 풀의 줄기나 꽃잎의 형태를 보고 이름을 대면서 자연을 세밀히 관찰하며 학습해 나갔다.
[현황]
요즘은 산이나 들을 쏘다니며 참꽃을 따서 먹거나 꽃술대를 이용하여 꽃실씨름을 하는 아이들이 거의 없다. 어쩌다가 길가에 핀 참꽃이 눈에 띄게 될 때면 한 번쯤 하는 정도이다. 그러다 그나마 이러한 놀이들은 학교 현장이나 교육 프로그램으로 활용되면서 명맥을 잇고 있는 정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