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820045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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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自鳴鍾 |
영어공식명칭 | Alarm Clock |
이칭/별칭 | 문신종(問辰鍾),문시종(問時鍾),문종(問鍾),시종(時鍾),후종(候鍾),요종(鬧鍾),윤종(輪鍾) |
분야 | 역사/근현대,문화유산/유형 유산 |
유형 | 유물/유물(일반) |
지역 | 서울특별시 동작구 상도동 |
시대 | 근대/개항기 |
집필자 | 원재연 |
제작 시기/일시 | 17세기 후반~18세기 초중반 - 유럽에서 제작, 청나라에 선물용 전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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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기 사항 시기/일시 | 2016년 10월 5일~11월 23일 - 서울특별시 동작구 숭실대학교 한국기독교박물관에서 서울특별시 용산구의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이동, 전시 |
현 소장처 | 숭실대학교 한국기독교박물관 - 서울특별시 동작구 상도로 369[상도동 511] |
원소재지 | 유럽 제작 |
성격 | 조선 후기 전래된 탁상용 자명종의 일종 |
재질 | 구리 |
크기(높이,길이,너비) | 48.3×23.5×16.8㎝ |
소유자 | 숭실대학교 한국기독교박물관 |
관리자 | 숭실대학교 한국기독교박물관 |
[정의]
서울특별시 동작구 상도동 숭실대학교 한국기독교박물관에 있는 17~18세기 유럽식 알람 시계.
[개설]
앙부일구(仰釜日晷)나 자격루(自擊漏)와 같은 자연물을 이용한 전통적인 조선왕조의 시계와는 달리, 16~17세기에 유럽의 예수회 선교사들이 동아시아로 갖고 들어온 선물용 시계인 자명종(自鳴鍾)은 추, 태엽 등을 동력으로 사용한 기계식 시계였다. 자격루와 마찬가지로 정해진 시간에 자동으로 소리가 울리는 것이 특징이다. 17세기 이후 조선에서도 중국, 일본과 마찬가지로 자명종이 자체 제작되었으며 문시종, 문신종, 문종, 시종, 요종, 윤종 등 다양한 명칭으로 불려졌다.
2020년 현재 숭실대학교 한국기독교박물관에 소장된 자명종은 17~18세기 유럽에서 제작된 태엽식 구동장치를 갖춘 탁상용 알람 시계로 보인다. 1739년의 기록에 의하면 북경에만 약 4,000점 이상의 자명종이 있었는데 대부분은 국내외 귀빈들에게 줄 선물용이었다고 한다. 청과 조선 등에서 제작된 공예 제품이 전통적으로 용과 봉황 등을 주된 장식 무늬로 하고 있는데 비해, 숭실대학교 한국기독교박물관 소장 자명종은 십자가에 희생된 그리스도 예수를 뜻하는 어린 양, 날개를 펼치고 나팔을 부는 천사, 올리브 가지 등의 무늬가 새겨져 있는 것으로 보아 유럽의 그리스도교 국가에서 제작된 것으로 보인다. 자명종의 외부는 대부분 도금하고 원형의 시계 테두리는 보석 조각으로 둥글게 장식하였으며 네모난 판옥형의 몸체 위에 종과 교회 장식물을 안치한 형태로 되어 있다.
청나라 북경에 간 연행사를 통해서 조선으로 전래되어 숭실대학교 한국기독교박물관에 기증되어 소장하게 된 것으로 추정되나, 구체적인 전래자나 소장 경위 등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다. 2016년 10월부터 11월 잠시 한국기독교박물관을 떠나 서울특별시 용산구에 위치한 국립중앙박물관이 개최한 미술 속 도시, 도시 속 미술 전시회로 이동 전시되기도 했다.
[형태]
자명종은 판옥형의 네모난 상자 위에 종과 종을 둘러싼 과일과 넝쿨, 날개짓 하는 비둘기, 올리브 잎사귀와 꽃봉우리 등의 갖가지 교회 장식물을 얹어놓은 형태이다. 또 원형의 시계는 상자의 전면에 배치되었고 흰색 바탕 위에 로마자 숫자 Ⅰ부터 Ⅻ까지 일정한 간격을 두고 둥글게 배치했다. 원형의 시계 테두리를 따라서 청색과 적색의 보석 조각들로 한 바퀴 둘러 쌓았으며, 여백 부분은 붉은색 바탕 위에 예수를 상징하는 어린 양으로 보이는 동일한 형태의 동물이 위 아래의 네 귀퉁이에 부조되어 있고 아랫 쪽 한 가운데는 천사가 양쪽 날개를 펴고 나팔을 부는 듯한 모습을 하고 있다. 판옥의 내부에는 양장철로 된 구동장치인 태엽과 대소의 톱니바퀴가 배치되어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특징]
숭실대학교 한국기독교박물관에 소장된 자명종은 조선 후기 청나라를 통해 조선에 전래된 자명종으로서, 외형의 무늬나 내부의 태엽형 구동장치 등을 통해서 추론해 보면 선진 시계제작 기술과 그리스도교 문화를 바탕으로 유럽에서 제작된 특징을 드러내고 있다.
조선과 일본 등에서도 자명종이 제작되었으나 시각을 가르치는 시계판의 숫자가 천간지지(天干地支)를 의미하는 한자로 새겨져 있는 것과는 달리, 한국기독교박물관 소장 자명종은 유럽의 그리스도교 국가에서 사용하는 로마자로 숫자가 표기되어 있으며, 용과 봉황 등 동아시아의 전통적인 문양이 아니라, 어린 양, 천사, 올리브가지 등 유럽 그리스도교 교회에서 사용하는 장식 무늬이다. 또 18세기까지 조선과 일본에서 만든 자명종은 거의 대부분이 추동식으로, 아직 동아시아에 보급되지 않은 양장철, 즉 용수철을 활용한 태엽형 자명종을 제작할 수 있는 기술 수준이 아니었다는 점 등을 통해서 유럽에서 제작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종합적으로 추론해보면, 한국기독교박물관 소장 자명종은 17~18세기 유럽에서 동아시아 선교용 고급 선물로 제작되어 청나라 북경을 통해 조선의 연행사 일행이 가져온 탁상용 자명종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왕가나 종실, 부유한 사대부의 서가나 사랑방 한 모퉁이에 비치된 반이동식(半移動式) 자명종의 일종으로 시간을 확인하고 정해진 시각에 잠을 깨워주는 시계 본래의 실용적 목적 외에도, 금, 보석 등 귀중한 재료로 장식된 것을 과시하기 위한 장식용도로 이용된 특징을 갖추고 있다.
[의의와 평가]
숭실대학교 한국기독교박물관에 소장된 자명종은 태엽식 구동장치나 외부의 교회 문양 등을 통해서 볼 때, 18세기 유럽에서 제작된 자명종임을 알 수 있고, 연행사를 통해서 북경에서 조선으로 들여온 고급 선물용 자명종이었음도 알 수 있다. 금과 보석으로 꾸며진 화려한 외형에도 불구하고 시계 본래의 기능은 정지되었을 뿐만 아니라, 원형의 시계판 부분이 1/3 정도 삭아서 떨어져 나갔다.
구체적 전래자나 박물관에 소장된 경위 등이 밝혀지지 않고 있으므로 국보나 보물 등 고급 문화재로서의 가치는 미흡한 상태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예수회 선교사들이 동아시아에 선교할 때, 제왕의 학문으로 일컫는 천문학의 도구인 시계는 중요한 가치를 지닌 물건이었다. 특히, 백성에게 정확한 절기와 시간을 알려주는 것이 농사 등 백성의 일상생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에서 제왕의 권리요 의무라는 점을 주목하여, 이 자명종을 제작하여 동양의 전통적인 해시계나 물시계보다 정교하며, 날씨나 밤낮 구분에 상관없이 정확한 시각을 알려준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했을 것이다. 이로써 조선 등 동아시아 사회의 과학기술 수준을 일정하게 향상시키고 기독교 등 근대의 서구문물을 수용하는데 촉진제의 역할을 하는 데 기여한 유물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