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서울특별시 동작구 동작동에 있는 고개.

[명칭 유래]

동재기고개는 흑석동에서 국립서울현충원으로 넘어가는 한강변 일대에 검붉은 구릿빛 돌이 많았던 데서 유래된 이름이다. 동재기고개는 동적(銅赤)고개라고도 하였는데, ‘동적’은 붉은 구릿빛 돌을 뜻한다.

현재 동작동의 지명은 구리 동(銅) 자와 검붉은 빛깔 작(雀) 자를 써서 ‘동작(銅雀)’이라고 표기한다. 광복 이전 지형도에도 이 일대가 동작리(銅雀里)라고 표기되어 있는데, ‘동적’이 먼저인지 ‘동작’이 먼저인지 알 수 없고 한자 명칭이 언제부터 바뀌었는지도 명확하지 않다. 하지만 ‘동재기’는 ‘동적’ 혹은 ‘동작’의 한자명을 사용하는 과정에서 연유된 지명으로 추정된다.

[자연환경]

동재기고개는 고도 약 70m의 낮은 산지 지형을 이루고 있다. 고개 주변의 고도가 약 30m 정도임을 미루어볼 때 대략 40m의 비고 차를 나타낸다고 할 수 있다. 동재기고개는 동작동 현충근린공원의 일부에 속하여 다양한 수종의 나무들이 분포하며, 청설모와 다람쥐 등 20여 종 이상의 동물류가 서식하고 있다.

[현황]

동재기고개는 옛 동작파출소 부근에서 국립서울현충원 내의 군악대 쪽으로 넘어가는 고개로, 현재는 국립서울현충원을 둘러싸는 산지로 남아있다. 옛 동작파출소 자리에는 신동아갯마을아파트와 남성지구대가 들어서 있고, 군악대 뒤편에는 현충근린공원이 자리 잡고 있다.

동재기고개 인근에는 동작대로를 비롯한 도로와 주거지, 상업시설 등이 들어서 있어 과거의 모습은 많이 변형되었으나 주변보다 고도가 높은 산지를 이루며 삼림으로 덮여 있다. 동재기고개는 동재기나루로 가는 고갯길로, 조선 시대에 동재기나루가 서울과 삼남지방을 이어주던 교통의 요지였기 때문에, 동재기고개 역시 많은 관료들과 상인들이 이용하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동재기고개는 겸재(謙齋) 정선(鄭敾)[1676~1759]의 「동작진(銅雀津)」에 등장하는데, 「동작진」은 지금의 동작대교가 놓여 있는 동작나루 일대를 한강 북쪽에서 바라본 그림이다. 작품 내에 말을 탄 선비가 고개를 넘어오는 모습이 나타나는데, 그 고개가 바로 동재기고개에 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