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221004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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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靈登- |
이칭/별칭 | 영등 할멈,영등 할맘네,이월 할맘네,제석 할매,손,풍신 |
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의례/평생 의례와 세시 풍속 |
지역 | 경상남도 창원시 |
집필자 | 김리아 |
[정의]
경상남도 창원시에서 음력 2월 초하루에 영등 할매를 위해 지내는 의례.
[개설]
영등 할매는 음력 이월의 계절풍을 인격화(人格化)한 집안의 신령이다. 2월 1일에 하늘에서 내려와 지상의 가정에 머물다가 15일이나 20일에 다시 올라가는 풍신(風神)으로 바람을 조정하고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영등 할매를 정성껏 모시면 그녀의 보호를 받아 한 해 농사는 물론 온갖 집안의 화평(和平)을 이룰 수 있다고 한다. 특히 농촌에서는 풍농(豐農)을 위해서, 어촌에서는 어장(漁場) 개시 절기에 바람의 피해를 없애고 풍어(豊漁)를 위해서 영등 할매를 위한다.
[연원 및 변천]
영등 할매는 경상남도 창원 지역에서 섬기는 풍신으로 음력 2월 초하룻날 지상에 내려와 가정에 머물다가 15일이나 20일에 다시 올라간다. 주부는 가내의 화평과 농사의 풍년을 위해 제물을 마련하여 영등 할매를 위한다. 전근대 사회에서 영등 할매는 농업 및 어업을 관장하는 신령으로 특정한 역할이 있었지만 오늘날의 산업화와 도시화로 인해 영등 할매 신앙은 많은 부분이 쇠퇴, 소멸되어 가고 있는 추세이다.
[절차]
음력 정월 그믐날부터 영등 할매 모실 준비를 한다. 먼저 황토를 구하여 문전에 깔고 정화수를 올려 놓기 위한 신체(神體)를 만들어 부엌 선반[살강]에 올려놓는다. 2월 1일, 9일, 13일에 영등 할머니를 위한 밥을 올리고 2월 13일까지 9번 정화수를 갈아준다. 2월 13일 영등 할매가 하늘로 올라가면 신체를 불사르고 정화수 그릇은 엎어 둔다. 이날은 농사가 시작되는 날로 농사 밥을 해먹고, 거름·인분을 논밭에 냄으로써 농사가 잘 되길 기원한다.
[생활 민속적 관련 사항]
영등 할매는 음력 2월의 계절풍을 인격화한 집안의 신령으로 2월 초하루에 하늘에서 내려와 지상의 가정에 머물다가 15일이나 20일에 다시 올라간다. 영등 할매가 내려오는 시기는 절기상 경칩과 춘분 사이로, 바람을 조절하여 농어업의 성공을 관장하는 중요한 풍신(風神)이다. 이때 며느리를 데리고 내려오면 기후가 불순하고 일대 풍파가 일어난다. 이것은 영등 할매가 심술을 부려 며느리의 치마를 비바람으로 얼룩지게 하기 위해서지만 풍년이 든다고 한다. 그러나 두 딸을 데리고 내려오면 딸의 분홍치마가 바람에 나부껴 보기 좋으라고 날씨도 온화하고 걱정되는 일은 없으나 흉년이 든다고 한다.
『동국세시기』 2월조에 의하면 영등제는 지방에 따라 절차가 약간씩 다르다. 창원시 진동면 고현리 장기 마을에서는 정월 그믐이 되면 영등 할매를 모실 준비를 한다. 문전에 황토를 깔고 정화수를 올려놓기 위한 신체를 만든다. 3자쯤 되는 푸른 대나무가지 끝부분 3개를 교차하여 위에서 1자쯤 되는 곳을 묶어 색실, 색 헝겊 조각, 백지를 달아 신체를 완성한 다음 부엌 선반에 올려놓는다. 영등 할매를 위한 신체 바로 앞에 밥그릇 놓을 자리를 만들고, 왼쪽에는 솔가지, 오른쪽에는 정화수를 둔다.
2월 1일, 9일, 13일에는 영등 할매를 위한 밥을 올리는데 이때 식구 수만큼의 숟가락을 밥그릇에 걸쳐 놓는다. 정화수는 새벽 첫닭이 울면 떠 오는데 정성을 많이 들이는 집에서는 짚신을 신고 떠 오기도 하며, 2월 13일까지 2~3일에 한 번씩 9번 정도 갈아준다.
2월 15일에 영등 할매가 하늘로 올라가면 대나무를 불사르고 정화수 그릇을 엎어 둔다. 이날은 한 해의 농사가 시작되는 날로 머슴을 비롯한 일꾼들에게 힘을 내라고 술과 떡을 빚어서 대접하는데, 이날을 머슴들의 축제일이라는 뜻으로 머슴날이라고도 한다.
이 밖에도 음력 2월이 되면 각 가정의 부녀자들은 깨끗한 그릇을 가지고 마산의 이름난 샘이었던 은생이 샘, 수통골 샘, 갈밭 샘, 광대 바위샘, 자산동 샘 등에서 정화수를 뜨고 사람들의 발에 밟히지 않은 황토를 치마폭에 싸가지고 집으로 돌아와, 붉은 베 조각이 놓은 부엌 선반 위에 정화수와 황토를 올려놓고 술과 음식을 베풀어 그해 풍년을 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