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2201761 |
---|---|
한자 | 地神- |
영어의미역 | Tread on the God of the Earth |
분야 | 생활·민속/민속,문화유산/무형 유산 |
유형 | 놀이/놀이 |
지역 | 경상남도 창원시 |
집필자 | 정정헌 |
[정의]
경상남도 창원 지역에서 정월 대보름을 전후하여 행해지는 민속 놀이.
[개설]
지신 밟기는 농신을 즐겁게 하고, 재액을 몰아내며, 풍농을 비는 종교 의례에서 출발한 것이다. 보름날 동제를 지내고 난 후 행해지는 지신 밟기는 사악한 것을 쫓고 새롭게 길을 닦는다는 길 닦음과 축귀(逐鬼)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집안 곳곳은 물론 길에 있는 모든 부정한 귀신을 쫓는 의식의 일종이다.
[연원]
섣달 그믐날 궁중에서 한 해 동안의 복을 빌고 잡귀를 쫓아내는 새해 행사로서 나례 의식(儺禮儀式)을 하던 것처럼 민간에서도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잡귀를 쫓아내던 놀이이다. 창원 지역의 지신 밟기가 언제부터 행해졌는지에 대한 문헌 기록은 확인할 수 없다.
[놀이 도구 및 장소]
지신 밟기에 사용되는 도구는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이라 적혀 있는 농기와 설치, 종쇠, 징, 장구, 북, 매구 등을 기본으로 갖추었다. 이외 포수가 등장하는 곳에서는 목총과 꿩 등이 사용된다. 장소는 예전에는 당산에서 시작하여 마을 공동 우물에서 지신을 밟은 다음 각 가정을 돌면서 그 집의 지신들을 위로하는 이른바 돌림굿을 하였다. 집 안에서 지신을 밟는 곳은 성주와 부엌, 장독대 등이다.
[놀이 방법]
창원 지역에서 행해지는 지신 밟기에 참여하는 인원은 대략 20여 명 내외로 구성된다. 기수, 양반, 포수, 아동, 각씨, 머슴 등 여러 직업의 가장 차림과 농악 차림의 의 농악 꾼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기수를 앞세우고 농악과 춤을 추면서 집집마다 돌면서 지신을 밟는데, 이 때 집주인은 소반에 정화수와 촛불을 밝히고 향을 피우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술과 음식물은 물론 쌀 한 말 정도와 복채를 얹는데, 여기서 걷힌 돈과 쌀은 마을의 공동 경비로 사용되는 것이 상례이다.
농악은 설쇠수의 길쇠와 자진쇠를 중심으로 서른세 가락이며, 지신이 있다고 생각되는 장소마다 설쇠수가 지신풀이 사설을 부른다. 1992년 창원시 의창구 동읍 금산리 금동 부락의 주민 김상원[65]·최종식[48]·김이만[50] 등이 노래한 지신 밟기에서 불리는 사설을 채록하였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조왕풀이」
(어이여루 지신아) 이조왕이 누조왕고 김씨 가정 조왕이요/ 조왕님을 모실적에 상탕에 목욕하고/ 중탕에 손발 씻고 점주단발 하신 후에/ 천년 조왕 모셔보자 만년 조왕 모셔보자/ 조왕님을 모셔놓고 일년하고 열두달에/ 하루같이 넘어가소
2. 「성주풀이」
(어이여루 지신아) 이성주가 누성주고 김씨 가정 성주로다/ 성주님을 모실적에 상탕에 목욕하고/ 중탕에 손발씻고 점주단발 하신후에/ 천년성주 모셔보자 만년성주 모셔보자/ 강남서 나온제비 솔씨하나 물어다가/ 이등저등 던져놓고 옥황상제 물을주어/ 산신령이 북을도와 자라나네 자라나네/ 솔씨하나 자라나네 낙낙장송 키워놓고/ 소부동이 되였구나 대부동이 되였구나/ 앞집의 박대목아 뒷집의 김대목아/ 나무베러 가지시야 연장없어 못가겠네/ 경상도 대불미야 거제송산 숫을베어/ 국덕국덕 도기로쳐 밀고당겨 대패를쳐/ 서그렁서그렁 톱을켜서 구멍뚫자 끌을쳐서/ 서른세가지 채워놓고 나무베러 가자시야/ 연장망태 둘러메고 앞동산 칮지달라/ 뒷동산 칮지달라 이등저등 다니다가/ 만나구나 만나구나 나무한주 만나구나/ 이남무관상 자세히 보자 성주몫이 분명하다/ 동해동쪽 뻗은가지 황새득새 집을지어/ 서해서쪽 뻗은가지 까막까치 집을지어/ 남해남쪽 뻗은가지 온갖잡새 집을지어/ 흑사뛰어 홍사도포 얼레망건 꾀꼬리땅굴/ 두눈깜작 뒤집어쓰고 맵씨 있게 잘라매고/ 나무지만 지내보자 나무지만 지낸후에/ 한번을 쫓고나니 까막까치 통곡하네/ 또한번을 쫓고나니 황새덕새가 통곡하네/ 또한번을 쫓고나니 온갖잡새가 통곡하네/ 또한번을 쫓고나니 산신령이 통곡하네/ 앞동네 초군들아 뒷동네 초군들아/ 낙낙장송 줄을메어 당겨도라 당겨도라/ 하청하청 당겨도라 넘어가네 넘어가네/ 낙낙장송 넘어가네 낙낙장속 넘겨놓고/ 먹줄놓아 절목하고 굽은나무 굽다듬고/ 제전나무 제다듬고 사모로맞쳐 다듬어놓고/ 좌외두야 좌풍수야 우외두야 우풍수야/ 집터보러 가자시야 삼각산 봉우리 짖지달라/ 폐칠러놓고 둘러보니 이집터가 생길려고/ 경상도로 흝어졌네 이집터가 생겼구나/ 앞동네 초군들아 뒷동네초군들아/ 엄가래는 엄줄매고 목가래는 엄줄매고/ 이집터를 골라보자 낮은데는 높게하고/ 높은데는 낮게하고 이집터를 골라놓고/ 한동가리 들어다가 성주모시는 한기둥하고/ 또한동가리 들어다가 천년만년 개보하고/ 또한동가리 들어다가 이세저세 물려놓고/ 오황토 알매은져 옥기와로 집을지어/ 이집짓고 삼년만에 아들애기 놓거들랑/ 정승감사로 마련하고딸애기 놓거들랑/ 진례감사 사위로 삼으소 이집의 대주양반/ 동서남북 다단겨도 남의눈에 꽃이되소/ 집으로 오실적에 마누라눈에 꽃이되소/ 일년하고 열두달에 삼백하고 육십일날/ 안가태평 점지하소
[생활 민속적 관련 사항]
정월 대보름 풍물패가 집집을 돌며 지신을 밟으면 터주가 흡족해 하여 악귀를 물리쳐 주인에게 복을 가져다주고, 가족의 수명과 건강을 지켜 주며, 풍년이 들게 해준다고 한다.
[현황]
지신 밟기는 요즘에도 정초나 새집 또는 건물을 짓고 나면 행해지고 있는 민속놀이 중 하나이다. 특히 도시를 중심으로 옛 문화를 배우고 보급시키려는 전문적인 ‘풍물패’들이 생겨나면서 이에 대한 관심도 지속되고 있다.
최근에는 예전과 달리 정월 대보름날 마을 노인들로 구성된 풍물패들이 가계를 돌면서 지신을 밟기도 하고, 마을 입구 특정한 곳에서 출발하여 마을을 한 바퀴 돈 후 마을 회관에서 지신을 밟는 경우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