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220175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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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의미역 | Buddhist All Souls' Day |
이칭/별칭 | 백중,꼼배기 먹는 날,머슴날,머슴들 회치날 |
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의례/평생 의례와 세시 풍속 |
지역 | 경상남도 창원시 |
집필자 | 정정헌 |
[정의]
경상남도 창원 지역에서 불리는 백중의 다른 이름.
[개설]
창원 지역에서는 음력 7월 15일 백중을 ‘꼼배기날’로 부르는데, ‘꼼배기 먹는 날’이라도 한다. 이것은 농경 사회에서 일꾼을 대접하는 독특한 전래 풍습이다. 농가에서는 꼼배기날이 되면 머슴과 일꾼에게 돈과 휴가를 주어 즐겁게 놀도록 하였다.
[연원 및 변천]
백중의 유래는 도가와 불교에서 찾을 수 있다. 중원(中元)은 도가(道家)에서 말하는 삼원(三元)의 하나로서, 이날에 천상의 선관이 인간의 선악을 살핀다고 하는 데서 연유했다. 또 이날에 망친(亡親)의 혼을 위로하기 위해 술·음식·과일을 차려 놓고 천신(薦新)을 드린 데서 망혼이라고도 한다.
또한 불교에서 유래된 것으로 신라와 고려 시대에는 아귀보(餓鬼報)를 받는 중생의 구제를 위해 우란 분회(盂蘭盆會)를 열어 속인들도 공양을 했으며, 조선 시대에 들어와서는 주로 승려들만의 행사가 되었다. 조선 후기에 간행된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 의하면, 스님들이 재를 올리고 불공을 드리는 큰 명절로 여겼다는 기록이 있다.
이처럼 불교의 명절이었던 백중은 조선 후기에 이앙법(移秧法)이 일반화되기 시작하면서 농업과 연관된 세시 행사로 자리를 잡았다. 창원 지역의 논농사에서 김매기는 음력 7월 보름을 전후하여 끝나므로 머슴과 일꾼들에게 즐길 수 있는 날을 만들어 주었는데, 그 시기가 불교 행사인 백중과 겹쳐진 것이다.
[절차]
봉곡 마을에서는 망수[‘논매기를 끝냈다’는 말]를 놓고 난 후 꼼배기술을 마시면서 징과 장구를 치고 노는데, 농사를 많이 지은 집에서 음식을 마련하는 것이 상례이다. 이 날은 ‘머슴들 회식날’이라고도 불린다. 큰 머슴이 있는 집은 각종 음식과 술을 냈지만, 작은 머슴[혹은 꼴머슴]이 있는 집은 주로 밀을 볶아 대접한다. 또 머슴들끼리 들돌 들기 시합을 하는데, 들돌 크기가 각기 달라 여기서 상머슴으로 인정되면 한 해 동안 마을 머슴들에게 귀한 사람으로 대접을 받는다. 이 날 머슴이 있는 집에서는 깨끗한 삼베옷을 새로 마련해 주는 것이 상례이기도 하다.
석산 마을의 경우 꼼배기 날을 ‘머슴들 회치날’이라고 부르며, 귀한 쌀밥을 지어 머슴에게 먼저 먹도록 하는데, 머슴들이 1년 동안 농사를 짓느라고 수고하였다고 대접하던 것이 이런 풍습으로 전해 오는 듯하다. 또 이 마을에서는 처서에 비가 오면 십리 천석을 감한다고 하는데, 처서에 비가 오면 그 해 농사가 잘 안 된다고 여긴다. 또 백로 전에 피는 벼는 잘 익고, 그 후에 피는 것은 쭉정이가 된다고 한다.
북가술 마을에서는 망수를 놓고 난 후 머슴들이 떡과 술을 지게에 지고 들판에 나가 물꼬에서 용신제를 지내는데, 과연 머슴들이 용신제를 지내는지 주인이 삿갓을 쓰고 망을 보았다는 우스갯 소리도 전한다.
[생활 민속적 관련 사항]
꼼배기 날이 되면 농가에서는 시냇가나 나무 그늘 밑에서 머슴을 위한 잔치를 열고 징과 장구를 치며 놀게 하였다. 또한 상머슴을 뽑아 표창하는 등 하루를 즐기게 했다. 그 뜻은 일 년 농사를 다 지었다고 머슴에게 대접을 하는 일종의 위로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