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130309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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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麗水三洞埋鬼 |
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놀이/놀이 |
지역 | 전라남도 여수시 주삼동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주석봉 |
[정의]
전라남도 여수시 주삼동에 전래된 민속놀이.
[개설]
객귀 즉 땅 밑에 있는 나쁜 귀신이 나오지 못하도록 묻고 밟는다는 뜻으로, 보통 섣달 그믐날 밤에 하는 풍물놀이를 ‘매굿’이라 한다. 요즈음 현대적인 용어로 ‘지신밟기’, ‘마당밟기’라고도 하며, 주로 경상도 지방에서 풍물을 일컫거나 꽹과리를 가리키는 말로 쓰인다. 여수 지방에서는 이를 ‘매구’라고 하며 풍물놀이를 ‘매구친다’라고 한다. 매구는 공동의 고민과 문제를 공동의 힘과 지혜로 해결하고자 하는 노력을 바탕으로, 공동체의 의미를 무엇보다도 중요시 하였던 행위의 수단이다. 한편, 1963년 이전까지는 ‘호남 우도굿’, ‘호남 좌도굿’이라는 구별이 없었고, 그때는 ‘정읍농악’, ‘남원농악’이라고 부르다가 민속학자들이 풍물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그분들에게 ‘당신은 우도요?’ ‘좌도요?’ 하고 묻기 시작하자, 아무래도 자기들 가락이 우도 지역에서 더 많이 왔다고 생각하여 ‘우도!’라고 대답을 하면서 분류가 시작되었다. 그래서 우도·좌도의 차이가 없지는 않지만, 그 차이라는 것이 비유를 하자면 말씨의 차이와 비슷한 것이지, 요즈음처럼 골격부터 생판 다른 것은 아니며, 굳이 분류하면 삼동매구는 좌도풍물이다.
[연원]
마을굿은 마을을 지켜주는 수호신에게 마을 사람들의 무병 · 안녕과 풍년 · 풍어를 빌기 위한 의례행위였다. 삼동마을에서는 ‘당산제’ 또는 ‘동제’ 라고 부른다. 주삼동 삼동마을은 경상도 하동으로 가는 삼일포구와 순천으로 가는 여수반도의 중요한 길목이며, 각종 물산의 이동이 활발했던 지역으로서 풍물굿이 시작된 정확한 시기는 알 수 없으나, 옛날부터 ‘구정촌’, ‘폰남쟁이’, ‘건네몰’ 3개 마을이 정월보름, 칠월칠석, 한가위 때 경쟁적으로 풍물굿을 즐겼다고 한다.
삼동마을 형성 시기는 1592년 임진왜란 때로 추정하고 있다. 이 마을 최초 입향조는 밀양손씨 손연(孫淵)으로 경상도 진주에서 이주해 왔다. 그의 5대손 계성(繼聖) 이래로 100여 호까지 번창할 때도 있었으며, 13대 후손 손양래(孫良來)가 2009년 10월까지 거주하다가 화장동으로 이주하였다. 삼동마을은 ‘여수국가산업단지’ 확장공사로 2010년 마을공동체가 해체되었다.
삼동마을 상쇠 계보는 1800년대 이전은 알 수가 없다. 상쇠를 하던 허ㅇㅇ씨의 뒤를 이어 1835년에 경주정씨가 입향 했다. 그 후손인 정순조[남, 작고]가 그의 뒤를 이어 받고, 손토방[남, 작고]과 김소돌[남, 작고]로 전수되었다. 손봉원[남, 작고, 105세]의 아들인 손양래[남, 85세]와 여수 신월동에서 태어나 17세 때 삼동마을로 이주해 온 이연수[남, 86세]와 함께 그 뒤를 이었는데, 약 16년간 단절 되었다가 지금은 손양래의 아들인 손웅(孫雄)[남, 48세]이 상쇠로 활동하고 있다.
[놀이도구 및 장소]
놀이도구 및 행렬순서는 다음과 같다. 영기2 → 용기2 → 농기 → 단기[마을기] → 상쇠 → 부쇠 → 삼쇠 → 끝쇠 → 수징 → 부징 → 설장구 → 부장구 → 삼장구 → 사장구 → 오장구→ 끋장구 → 수벅꾸 → 이벅꾸 → 삼벅꾸 → 사벅꾸 → 오벅꾸→ 끝벅꾸 → 상소고 → 부소고 → 삼소고 → 사소고 → 오소고 → 육소고 → 칠소고 → 끝소고 → 잡색[대포수, 양반, 각시, 초랭이, 목중, 허세비].
놀이장소는 당산나무 앞에서 당산제를 지내고 한바탕 당산굿을 친다. 그런 다음에 매구를 치면서 마을 공동 샘으로 이동하여 샘 앞에서도 간단히 제물을 차리고, 일 년 열두 달 샘이 마르지 않고 펑펑 솟아나기를 기원하는 샘굿을 친 다음에 마을의 가가호호를 다니면서 매구를 친다.
[놀이방법]
삼동매구는 열두 굿 순서로 구성되어 있다. 구성내용은 아래와 같다.
1. 당산굿
당산은 주산과는 다르다. 주산이 자연의 영역으로 남아 있다면, 당산은 비로써 의식을 통하여 마을 사람들과 하나가 되는 것이다 당산은 자연과 인간이 만나는 곳이며, 마을의 수호신이 있다고 믿어지는 신성한 곳이고 특별한 곳이다. 당산나무는 마을을 대표하는 얼굴이며 경건한 마음으로 한마음이 돼 마을의 안녕과 평화를 빌었고, 당산나무를 중심으로 마을 사람들이 하나 된 축제가 형성된 곳이다.
매년 정초에 마을 보리마당에 모여 굿의 시작을 알리는 어울림굿을 시작으로 ‘수리길굿’을 치면서 당산나무로 향한다. ‘앞도 당산 뒤도 당산, 당산도 삼천리’의 사설을 한 후 가락을 치고, 당산제를 지내고 나서 ‘삼채굿’으로 내두름을 하고 ‘이채굿’으로 맺는다.
2. 길굿
가) 수리길굿[12채 길굿]
보통 길을 지날 때 치는 가락으로 우도 풍물굿[우길굿, 좌길굿]과 일맥상통하는 가락으로 전라좌도 지역 순천, 광양, 보성, 고흥, 여수에서 사용되는 가락이다. 삼동마을에서는 ‘12채 길굿’ 이라고도 하며 여수 전역에서 사용되고 있으나 점차 잊혀져가는 가락이다. ‘수리길굿’은 발에 맞추어 가락이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허튼 몸짓에 가락을 연주하는 형태로 매우 여유롭고 풍요하다.
나) 풍년길굿
‘풍년길굿’은 넓은 길을 가거나 들판을 지날 때 또는 풍물굿을 치기 위해 입장할 때 주로 사용하는 가락으로 굿거리 풍의 12/8박의 리듬으로 매우 느리고 풍요로우며 멋스러운 가락이다.
3. 문굿
대문은 조선시대 민택삼요[民宅三要 : 대문, 부엌, 살림채]의 하나로서 특별히 중요한 것으로 여겨졌다. 대문은 사람이나 물건이 출입할 뿐만 아니라 초자연적인 외부의 영향들로부터 집을 보존하는 역할을 한다.
문굿은 안택으로 들어가기 전에, 주인에게 들어갈 수 있도록 허락을 구하는 굿으로 ‘삼채’ 가락과 ‘이채’[휘모리] 가락으로 이어지며, 전형적인 좌도 풍물굿의 단조롭고 힘이 넘치며, 남성스러운 멋을 지니고 있다. 가락을 맺고 난 후 상쇠가 ‘매구여~’ 하고 부르면 치배들이 ‘어~이’ 하고 대답하고 이어, 상쇠가 ‘문여소 문여소 쥔 쥔 문여소’하면 사설에 맞춰 가락을 연주한 후 상쇠의 신호에 따라 ‘응마깽깽’ 가락으로 넘겨서 ‘휘모리’ 가락으로 맺는다.
4. 입장굿
주인이 문을 열어주면 영기와 농기를 앞세워 모든 치배들이 순서대로 입장을 하는데, 이때는 징의 선소리로 모든 치배들이 7분박의 가락을 치며 입장한 후 우물 앞에 모여 상쇠의 신호에 따라 빠른 입장굿으로 연결한다.
5. 샘굿
샘은 인간 생명의 근원적인 장소가 되며, 샘을 통하여 사람들은 비로소 생기를 지닌다. 당산은 범하지 못하는 금지된 장소로서 신성함이지만, 샘의 신성함은 늘 일상의 한 가운데 있다. 샘에는 정신(井神)이 있어 물이 마르지 않게 한다고 믿어 왔다. 항시 열려있는 일상의 공간으로서 샘의 신성함은 바로 모든 생명을 잉태하고 번성하게 하여 마을의 생존과 번영에 항시 영향을 미친다.
제일 먼저 입장하여 찾아가는 곳이 샘으로서, 샘을 빙 둘러서서 빠른 ‘삼채’ 가락과 ‘이채’ 가락으로 맺고, ‘솟나소 솟나소 퀑 퀑 솟나소, 물주소 물주소 샘 각시물 주소이 샘물은 좀도 좋다 퀑퀑 솟나소’ 사설과 같이 가락을 친후 ‘응마깽깽’ 가락으로 맺는다.
6. 조왕굿
부엌은 집안의 모든 음식이 조리되고 난방을 하는 곳으로서 불을 다루는 곳이다. 원시 주거에서는 불이 주거공간의 중심을 이루었으며, 불은 점화력을 갖는 종교적인 상징체로서 숭배의 대상이 되어왔다.
조왕이란 부엌을 일컫는 말인데 엄밀히 말하면 아궁이 위에 떠놓은 정안수를 일컫는 말로, 이때는 잡귀 잡신을 몰아내고 명과 복을 비는 뜻으로, ‘입담해담 관제구설 삼재팔난을 물알로 제수하시고 명과 복만 쳐드리세’의 사설과 ‘이집에 올 한해 재수가 좋아 재물을 집안 가득 가득히 채우고 심지어 쥐구멍까지 꽉꽉 채우기를 점지합니다...’의 사설과 함께 ‘잡귀 잡신 몰아내고 명과복만 쳐드리세’ 의 사설과 함께 ‘삼채’ 가락과 빠른 ‘이채’ 가락인 ‘휘모리’ 가락으로 맺고 절을 동남, 남서, 서북 방향으로 세 번한다.
7. 철륭굿
철륭굿은 집 뒤 안에 집을 지켜주는 철륭신을 부르는 굿으로, 엄밀히 말하면 철륭은 뒤안의 굴뚝을 일컫는다. 사설을 보면 ‘앞 철륭 뒤철륭 철륭철륭 울리세’와 ‘앞 철륭도 울리고 뒷 철륭도 울리세’의 사설과 같이 ‘삼채’ 가락, 빠른 ‘휘모리’ 가락으로 맺으며 절을 세 번 올린다.
8. 노적굿
노적굿은 곡간의 풍요를 기원하는 곳이다. 노적은 그 집안의 흥망성쇠를 한눈에 가늠할 수 있는 상징적 의미가 크고 일년 열 두달 끼니걱정을 해결할 중요한 장소로 아녀자들의 생활 공간중 매우 중요한 요소를 차지하는 장소이다. 이때의 사설은 ‘노적이야 노적이야 남한산성 노적이야, 콩꺽세 콩꺽세 두럭 넘어 콩꺽세’ 사설과 같이 굿을 치며 빠른 ‘삼채’ 가락과 ‘휘모리’가락 으로 맺고 절을 세 번 올린다.
9. 안택굿
안택굿은 마루 위 항아리에 가득 담긴 쌀 위에 초를 꼽고 비손을 하며, ‘액맥이소리’와 함께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의식굿으로, 상쇠가 앞소리를 하면 치배들이 뒷소리를 따라 부르는 소리굿으로, 느린 ‘삼채’ 가락에 맞춰 노래를 부른다. 소리가 끝나면 느린 ‘삼채’ 가락과 빠른 ‘삼채’ 가락 ‘응마깽깽’ 가락인 ‘이채’ 가락으로 맺고 절을 세 번 올린다.
10. 술굿
모든 굿판에서 음식과 술이 차지하는 비중과 역할은 결코 간과 할 수 없다. 배부름과 춤과 노래와 놀이가 함께 했을 때 굿판은 풍성해지고 신명은 배가 된다. 술은 이성의 굴레를 벗어 나는데 촉매제 역할을 한다. 집 주인이 치배들에게 내어 놓은 술과 음식을 음복하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사설은 ‘어서 치고 술먹세 조포국[두부국]에 김 나가네’이다. 가락은 빠른 ‘삼채’ 가락과 빠른 ‘휘모리’ 가락으로 맺고 ‘응마깽깽’ 가락으로 마무리 한다. 가락은 빠른 ‘삼채’ 가락과 ‘이채’ 가락으로 맺는다.
11.놀이굿[마당굿]
마당은 생산 공간이자 생활공간으로서 다목적으로 쓰여야 하기 때문에 마땅히 비워져 있어야 했다. 더구나 주 건물 자리가 풍수상의 혈(穴) 이라면 마당은 양기를 받아들이는 곳으로서 수목으로 마당을 채우는 것을 금하였다. 한국적인 정원이 여백의 미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소우주를 표현하고자 각종 인공물울 빽빽이 배치하는 일본의 정원과는 대조적인 마당의 가치 때문이다. 따라서 마당은 작업장이자 곡물의 임시저장소로서, 곡물의 건조장으로 각종 행사의 장으로서 중요시 되었다. 마당밟기에는 노적마당이 이러한 마당의 중요성을 표현하는 가신으로 등장한다.
술굿이 끝나고 뒤풀이를 하는 굿이 마당굿이며 놀이굿이다. 놀이굿에는 풍년굿을 시작으로 ‘영산다드래기’와 ‘삼채’ 가락, ‘허허굿’, ‘자진허허굿’, ‘유산굿’, ‘자진유산굿’, ‘벙어리삼채’로 구성되며 각 잽이들의 기량을 자랑하는 마당이다. 특히 북잽이, 장고잽이, 소고잽이들의 개인놀이를 하는 마당이며, 가락은 ‘풍년길굿’ 가락인 12/8박의 굿거리 풍과 ‘삼채’ 가락, ‘이채’ 가락으로 맺는다.
12. 기잽이 놀이
기잽이 놀이는 개인놀이 마당의 끝 순서에 나오는 놀이로 ‘삼채’ 가락에 맞춰 용기(龍旗)를 들고 춤을 추며 용기를 가지고 논다.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춤을 추다가 한손으로 노는 놀이와, 어깨와 머리위에 기를 올려놓고 재주를 부리는 놀이를 진행한다. 큰 원으로 기가 돌아갈 때는 모든 치배들이 함성을 지르며, ‘이채’ 가락과 흘림가락에 맞춰 흥겹게 놀이마당을 끝낸다. 특히 원을 그리며 돌리는 용기놀이는 숙달된 기잽이가 아니면 돌릴 수 없는 놀이이다. 가락은 ‘삼채’ 가락과 ‘이채’ 가락으로 이어진다.
[생활민속적 관련사항]
삼동매구의 음악적 특징은, ‘수리길굿’과 ‘풍년길굿’ 가락의 원형이 잘 남아 있고, 지역적 특성이 잘 반영된 ‘액맥이’ 소리가 있고, 가락의 특징은 매우 단조로우며 특히, 북의 소리가 끊고 맺음이 분명하게 나타나는 특징이 있다. 특히 장구가락은 호남 우도 지방에서 사용되는 변주박처럼 화려한 기교가 많지 않고, 매우 단조로워서 남성적인 멋을 그대로 나타내고 있다. 유희적 특징은 용기잽이 놀이와 신명나는 가락의 구성이 특이한 놀이굿은 아직까지 타 지역에서 찾아볼 수 없어, 삼동매구에서만 유일하게 전승되고 있는 놀이굿의 형태로 보여 진다.
복식적 특징은 개꼬리상모로서, 타 지역에서는 쇠잽이들이 보통 쓰고 나머지 치배들은 고깔을 쓰고 있으나, 삼동매구에서는 모든 치배들이 개꼬리상모를 쓰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개꼬리상모를 쓰고 매구를 치는 것은 개꼬리가 사람을 보면 꼬리를 살랑거리며 따르는 형상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현황]
여수 좌도농악진흥회 회장 손웅을 중심으로 한 50명의 회원이 삼동매구의 전통을 계승·보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