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당들
-
영남의 젖줄인 낙동강이 흐르고 영남 알프스가 있는 양산, 그곳에 어디에 내놓아도 부끄럽지 않을 드라이브 코스가 있다.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남양산IC에서 양산 시내를 거쳐 물금을 지나 원동역에 이르는 지방도 1022호선을 따라 들어가면 그림 같은 풍경이 펼쳐진다. 마치 낙동강의 물길을 따라 달리는 듯 차창 밖으로 낙동강이 흘러가고, 지나가는 차 뒤로는 오봉산과 토곡산이 병...
-
용당들에서는 봄에 딸기를 보지만 이 농사가 끝나면 그 자리에 수박을 심고 있다. 수박은 딸기농사를 뒤엎고 모종이 심어지기 때문에 정말 딸기의 영양가를 머금고 태어나는 품종이다. 보통 6월 말부터 7월까지 수박이 출하된다. 사람머리보다 큰 원동 수박은 제철을 맞아 뛰어난 당도와 맛을 자랑한다. 마을 주민들은 자식 사랑만큼 수박에 대한 사랑 역시 이에 못지않다. 딸기는 1년...
-
용당들은 이곳 마을 사람들의 삶의 기반이다. 1,322,320㎡에 달하는 넓은 용당들에는 여러 가지 농산물이 자라나고 있다. 보통 농산물이라고 하면 벼나 보리를 연상하지만 용당들에서는 그러한 것을 거의 볼 수 없다. 이곳이 여름이면 홍수로 많은 피해를 입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마을의 속담 가운데 이러한 모습을 잘 보여주는 것이 “시집가기 전까지 쌀 서 말을 먹지 못한다....
-
마을 앞 낙동강이 굽이쳐 흐르는 이곳은 물길의 흐름에 따라 쌓인 흙이 들을 만들어 마을 주민들의 삶과 함께 숨 쉬고 있다. 용당들 은 낙동강을 사이에 두고 김해와 마주하고 있으며, 낙동강 강가로 가면 두 곳을 잇는 나루터가 보이는데, 이를 가야진이라 한다.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나루터에는 여러 가지 물자와 사람들로 넘쳤던 옛 활기는 찾아 볼 수 없지만, 지금도...
-
용당들 앞에 유유히 흐르고 있는 낙동강 한 가운데에 있는 것이 용산이다. 이 산은 그리 크지는 않지만 마을사람들에게는 마을의 정기를 담고 있다고 생각하는 곳이다. 그런데 2002년 1월 19일에 이 마을에 큰 일이 벌어졌다. 이 용산이 앞으로 갈라질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진 것이다. 자연적으로 갈라져도 문제가 되는 것인데 인위적으로 사람이 갈라놓는다는 것이었다. 이곳에 건...
-
내리쬐는 햇빛 아래서 검게 그을린 얼굴에 맺힌 땀을 닦아가며 오늘도 용당 사람들은 자신이 키우는 작물에 애정을 쏟고 있다. 그들에게 딸기나 수박은 단순한 과일이 아닌 자식이요, 작품일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은 한낮의 더운 햇빛도 견뎌가며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살아가는 그들에게 가장 무서운 것은 아마 홍수가 아닐까 생각된다. 모종부터 시작해서 거름 주고 물주고 심지어...
-
강원도를 출발하여 경상도를 가로질러 흐르고, 경상도의 젖줄이라고 불리는 낙동강, 낙동강의 기나긴 여행을 시작해보자. 오늘날의 낙동강은 예전에는 다른 이름으로 불렸다고 한다. 그렇다면 낙동강의 이름은 어디서 유래되었으며, 어디로 흘러가는가. 낙동강의 이름을 찾아보기 위해서 다 같이 역사 속으로 들어가 보자. 삼국시대로 거슬러 올라가면, 현재의 우리가 알고 있는 낙동강은 무...
-
용당들에는 비닐하우스들이 끝없이 줄지어 있다. 이렇게 용당들에서는 대부분이 비닐하우스로 딸기를 재배하고 노지 농사를 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비닐을 벗기는 경우는 옥수수나 산도(밭벼), 또는 콩이나 식물을 심어서 갈아버리는데, 이것은 땅의 지력을 올려 질소와 같은 무기질을 보충하는데 큰 몫을 한다. 비닐하우스는 따뜻한 온기로 탐스러운 딸기를 키울 뿐만 아니라, 농사하시는...
-
비닐하우스 안에서 쪼그리고 앉아 아주머니 두 분께서 담소를 나누며 딸기를 따고 계신다. 반가워 인사를 드리며 여기 어디 사시냐고 물으니, 이 지역 사람이 아니란다. 아주머니들께서는 삼랑진 사람이라면서 여기 하우스에서 일당을 받으며 일을 하고 있다고 하신다. 이처럼 용당들에서는 딸기농사의 노동력은 자가 노동력 외에도 일꾼들을 많이 쓴다. 딸기농사를 하는 경우에는 일손이 많이 들어가기...
-
용당들에 봄이 오면 곳곳에서 새콤한 딸기 냄새가 밴다. 하지만 지금의 용당들의 모습과는 달리 옛날 이곳에서는 대부분 논농사를 하고 있었다. 실제로 벼농사는 딸기농사보다는 일이 많이 없어 벼농사를 짓는 것이 더 쉽지만, 논농사는 지어 봤자 남는 게 없어 대부분의 농부들이 지금은 딸기농사를 하고 있다고 딸기를 재배하는 김갑식이 말한다. 용당들에서 논농사 대신 딸기...
-
매년 봄이 시작되는 음력 삼월 초하루 양산 원동면 용당리의 낙동강 가에 있는 용당들에서는 용이 부활한다. 가야진 용신제이다. 용당리와 인근 원동면의 농민들이 주연 배우가 되어 용당들을 무대로 치러지는 제사이다. 조선시대 이 제례는 서울, 경북 흥해, 충남 공주 등 여러 지방에서 행해졌으나 현재는 유일하게 가야진에서만 명맥을 유지하고 있으며, 그 중요성으로 무형문화재 제1...
-
현재 용당들에 의지해서 살아가는 주민은 농사에 필요한 물을 낙동강에 의존하지 않고 대부분 지하수를 퍼 올려 사용하고 있다. 낙동강 하구에 설치된 하구언 때문에 물길이 막혀서 수질이 농사에 적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낙동강 수질상태는 중리 이장의 설명에서 알 수 있다. “한 10년에서 20년 후에 이 강물은 먹는 것은 옛날 말이고 보는 것도 구역질이 나서 못할 거다. 한 30년 전만...
-
용당들에서 재배되는 딸기는 다른 마을에 비하여 반촉성 재배를 하고 있다. 촉성재배라는 것은 과학적으로 열매를 맺는 시기를 앞당기는 것을 말한다. 용당들에서 이러한 방법을 사용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이곳을 해마다 덮치고 있는 홍수 때문이다. 홍수와 딸기는 계절상 크게 상관이 없이 보인다. 딸기의 수확은 3월에서 4월이지만 홍수는 7월에서 8월 정도에 일어나기 때문이...
-
용신제는 많은 사람들을 불러 모은다. 용신제를 보기 위해 삼삼오오 손을 잡고 용당들에 들어서는 순간 사람들은 들에 펼쳐진 광경에 넋을 잃는다. 용신을 보기 위하여 들어가는 입구에는 수많은 등불의 향연이 펼쳐지고, 그 안으로 사람들은 용신의 부름을 받은 듯이 또 멀리서 들려오는 농악소리에 맞추어 춤을 덩실덩실 추는 양으로 신명나게 들어간다. 가야진사가 가까워질수록 용신의 기를 느낀다...
-
용당들의 여기는 다른 곳과는 달리 하천부지에 속하지 않고 개인 소유이다. 땅 가격은 다른 곳에 비해 비교적 싸다. 땅값에 대한 이야기는 마을 사람들에게서 들을 수 있었다. “여기 땅은 지금 현재 30~40%는 외지인에게 팔렸습니더. 평당 7~8만 원 정도 합니더. 지금은 10만 원 정도까지 올랐는데 잘 안 팔린다고 하데요. 물금, 삼랑진, 화제 쪽으로 전부 하천부지라예....
-
옛날 용당리에는 논농사를 할 수 있는 지리적 여건이 갖추어져 있지 않아 마을사람들의 삶이 대단히 곤궁했었다. ‘처녀가 시집갈 때까지 쌀 서 말을 먹지 못한다.’라는 말은 바로 이러한 데서 나온 것이었다. 예전 이곳 용당리에는 논농사가 잘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것은 이곳이 홍수로 물난리가 많이 일어나는 곳이어서 예전부터 논농사를 피하고 다른 농작물을 심었기 때문이었다. 본래 용당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