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에 전기가 들어오기 전에 마을사람들에게는 전깃불에 얽힌 기억이 적지 않게 남아 있었다. 이 마을은 1960년 초까지만 해도 호롱불에 의해 방안의 어둠을 부분에만 밝혔다. 어두운 호롱불 밑에서 길쌈을 하고, 베를 짜고, 새끼를 꼬고, 짚신을 삼고, 가마니를 치고, 멍석(등시기), 봉태기, 바지게, 소쿠리, 우장(우의)를 매고, 생활 요구를 만드는 등 밤에 이루어진 모든 일은 호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