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270143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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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打令 |
이칭/별칭 | 「샛서방 노래」,「훗사나 타령」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작품/민요와 무가 |
지역 | 충청북도 진천군 진천읍 읍내리 |
집필자 | 서영숙 |
[정의]
충청북도 진천군 진천읍 읍내리에서 불리던 경기잡가의 하나.
[채록/수집상황]
진천읍 읍내리에 사는 이철우[남, 76세]가 부른 노래가 『진천의 민속』에 수록되어 있다.
[구성 및 형식]
1행 2음보의 빠르고 경쾌한 굿거리장단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독창으로 부른다. 「범벅 타령」은 크게 두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대체로 앞 부분은 정월부터 12월까지 각 계절에 맞는 재료로 빚어낸 열 두가지 범벅을 만들어내는 교술적 부분으로 되어 있고, 뒷 부분은 정부(情夫)를 둔 부정한 행실의 여자가 남편에게 들켜 곤혹을 치르는 이야기로 된 서사적 부분으로 되어 있다.
[내용]
「범벅 타령」은 한 여자가 남편이 외방 장사를 나간 사이 정부(情夫)를 불러들여 범벅을 대접하고 함께 즐기다가, 이를 눈치 챈 남편이 돌아오자 정부를 뒤주 안에 숨겼다가 발각되어 혼쭐이 난다는 내용이다. 대개 마지막 부분에서 남편이 뒤주를 불살라 버리겠다고 가지고 나가 정부는 용서하고 풀어주며, 아내는 매질을 한 뒤 용서하거나 헤어지는 것으로 되어 있다. 내용 중 남자가 뒤주에 숨었다가 망신을 당하는 모티프는 소설 「배비장전」과 유사하다.
진천 지역에서 채록된 「범벅 타령」은 여자가 본남편인 김도령이 나간 사이 훗낭군인 이도령을 불러들여 12달 범벅을 대접하다 본남편이 달려들어 때리는 장면만으로 이루어져 있다. 진천 지역 가창자들은 대부분 외부인이 조사할 때에 노래의 내용이 적절하지 않다고 여겨서인지 전체를 다 부르지 않고 범벅에 관한 부분만 부르는 경향이 있다.
범벅이야 범벅이야/ 어리야 둥둥 범벅이야/ 누구 잡술 범벅이더냐/ 이도령 잡술 범벅이지/ 이도령은 쌀을 알고/ 김도령 기다려 나가노라/ 이월에는 시래기범벅/ 삼월 달에는 쑥범벅/ 사월에는 느티범벅/ 오월에는 미리범벅/ 유월에는 수리치범벅/ 칠월 달에는 수수범벅/ 팔월에는 꿀범벅이요/ 구월에는 귀리범벅/ 시월에는 흰떡범벅/ 정월달에는 달범벅/ 열두 가지나 범벅을 캘 때/ 김도령이 달라거든/ 업어놓고 멱을 따랴/ 재껴놓고 멱을 따랴/ 마오마오 그리도 마오/ 사람의 괄세를 하지 마오/ 이만 좋으면 그만인데/ 무산의 걱정이 또있느냐/ 얼씨구절씨고 지화자 좋네/ 요렇게 좋다간 딸 낳겠다
[생활민속적 관련사항]
「범벅 타령」은 경기잡가이면서 희극적인 서사민요에 속한다. 서사민요가 대부분 여성들에 의해 비극적인 생활과 정서를 담고 있는 데 비해, 이 노래는 주로 남성들에 의해 불리며 외간남자와 여자 사이의 성이라는 파격적 소재에 골계적인 내용으로 되어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또한 12달의 범벅을 부르는 부분은 일종의 월령체가 형식을 띠고 있으면서 예전 우리 조상들이 매달 즐겨 해 먹었던 범벅의 종류를 알 수 있게 해 준다. 범벅은 호박·콩·팥·쑥·시래기 등의 재료를 곡식가루와 섞어 익혀서 먹는 음식으로, 특히 충청도와 강원도의 향토 음식으로 꼽을 만하다. 충청도에서는 예전부터 서민들이 주로 호박범벅을 많이 해먹었다.
[현황]
「범벅 타령」은 진천 지역에서 많이 불렸던 노래이나, 현재는 전체 내용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구연할 줄 아는 제보자를 만나는 것이 그리 쉽지 않다.
[의의와 평가]
진천 지역에서 채록된 「범벅 타령」은 미진하나마 본남편과 샛서방, 그리고 한 여자 사이에 어떤 사건이 벌어지고 있음을 암시하고 있어 「범벅 타령」의 본 모습이 어떤 것인가를 보여 주고 있으며, 다달이 즐겨 먹었던 12달의 범벅을 빠짐없이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