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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향정에 기대어 만든 망향보전회 이전항목 다음항목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12D020203
지역 경상북도 구미시 신평동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이영진

신평2동 이주민마을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활성화된 비공식적 조직은 ‘신부·낙계 망향보전회’이다(이하 망향보전회라고 함). 망향보전회는 2004년에 발족하였다.

이주민들이 망향에 대한 사회문화적, 경제적 상실감을 스스로 치유하기 위해 2004년 5월 1일에 결성한 ‘망향정건립추진위원회’가 직접적인 모태가 되었다.‘망향정건립추진위원회’는 망향정과 망향비를 건립하고 해체되었으나, 그 정신을 승계하여 신부·낙계망향보전회가 발족되었기 때문이다.

조직의 결성 목적은 ‘잊혀져가는 신부·낙계동에 대한 망향의 마음을 모아 애향정신으로 승화시켜, 후손들에게 그 뜻을 바르게 전함으로써 고향에 대한 자긍심을 갖고, 그 정신을 계승발전시켜 나가는 데 두고 있다(신부낙계망향보전회 회칙 제2조). 한 마디로 해석하자면 비록 고향 땅은 잃어버렸지만 고향땅에서 이룩한 인연을 소중히 가꾸어 나가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이주 초기부터 신평동 주민들은 친목조직의 필요성을 갖고 있었다. 고향을 상실한 이주민들 중에서도 지역의식이 강한 이주민 1세대들이 이주초기부터 계기가 있을 때마다 젊은 청장년들에게 흩어진 옛 고향 사람들이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단체를 만들 것을 독려하였다. 설이나 추석 명절에 외지에 나간 청장년층이 어른들에게 세배를 다니거나 또래집단들이 모이는 일이 있으면 뿔뿔이 흩어진 고향사람들끼리 만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야 된다는 식으로 독려했다.

망향보전회에는 회장 1인과 6인의 부회장, 감사 2인, 사무국장 1인, 재무 1인 등의 임원을 두고 있다. 부회장의 수가 많은 것은 이주 전 자연촌락마다 부회장 1인을 두었기 때문이다. 이주하기 전 자연마을이 다섯 개인데도 6명인 점은 자연마을 중에서 ‘신늪’이 마을 규모면에서 두드러지게 컸기 때문에 신늪 마을 몫의 부회장을 2인으로 하였기 때문이다.

회원은 이주하기 전 다섯 개 자연마을 주민들과 그 후손들에게 자격을 주고 있다. 다만 신평동 시의원과 동장은 당연직 자문위원으로 두고 있다. 이렇게 볼 때 이주민들을 총망라하는 명실상부한 조직이다. 이 조직이 하는 공식적 사업은 5월 1일 개최하는 망향고유제와 5월 중 실시하는 장년 춘계행사인 경로잔치, 10월 중에 개최하는 청장년 추계단합대회, 총회와 이사회, 임원회의 등이 전부이다. 비공식적으로는 보전회 기금 모금활동과 각종 친목조직과의 연대 등을 도모하는 사업을 꾸준히 펼치고 있다.

망향보전회는 이주 후 30여년 만에 결성된 이주민들을 총 망라하는 사회적 연대조직이자, 사회적 적응 조직이다. 이같이 거대한 조직이 결성된 계기는 신평2동 이주민마을의 정체성에 위기가 왔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본래 이주민들만의 집단이주단지가 독립된 행정리동으로 있었다. 그것이 신평3동이다. 이주민들은 신평3동을 ‘제2의 고향’이라고 일컬었다. 그러나 구미가 시로 승격되면서 신평3동이 신평2동으로 통폐합되었다.

법정동인 신평2동에는 행정관료인 동장이 부임하고 관료조직의 직접적인 통제하에 있게 되었다. 이질적인 주민들을 포함하는 거대한 법정동의 한 부분이 되면서 이주민마을의 공동체적 유대가 해체될 위기에 놓이게 된 것이다. 이때부터 이주민 2세대들과 더불어 정체성을 확보하기 위해 망향정 건립을 추진하여 결실을 보고, 망향정건립추진 조직을 계승하여 망향보전회를 결성한 것이다. 이로써 망향보전회는 망향정과 더불어 이주민들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대표적 산물이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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