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12028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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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內房歌辭 |
영어의미역 | Naebanggasa |
이칭/별칭 | 규방가사(閨房歌辭),규중가도(閨中歌道),규중가사(閨中歌辭)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문학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
지역 | 경상북도 구미시 |
시대 | 조선/조선 후기 |
집필자 | 김석배 |
[정의]
경상북도 구미 지역에서 양반 부녀자층이 향유했던 가사.
[개설]
내방가사는 영남 특히 영남 북부 지역의 양반 부녀자들이 ‘가’ 또는 ‘두루마리’란 이름 아래 향유해 왔던 문학이다. 18세기 영조 대 이후 시작되어 개화기를 거쳐 현재까지도 창작되고 있다. 4.4조의 4음보 형식 속에서 주로 예의범절, 부모에 대한 효도, 현모양처의 도리, 시집살이의 괴로움 등 양반 사회의 규범을 바닥에 깔고 연인들의 속박된 생활 속에서의 고민과 정서를 호소하는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다.
구미 지역에도 다양한 내방가사들이 전승되고 있는데, 『규방가사(Ⅰ)』(한국정신문화연구원, 1979), 『규방가사집』(구미문화원, 1984), 권영철의 『규방가사』(효성여대출판부, 1985)와 『규방가사각론』(형설출판사, 1986), 『구미시지』(구미문화원, 2005) 등에 그 일부가 수록되어 있다.
[분류]
내방가사는 크게 부녀교훈류, 부녀탄식류, 풍류기행류, 송경축원류의 네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부녀교훈류 가사는 내방가사 중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혼인을 앞두거나 출가하는 딸, 시집 온 며느리들에게 부녀자로서의 생활과 규범을 강조하기 위해 만든 「계녀가」, 유교적인 이념들을 부녀자에게 전하기 위해 유교적 내용들을 담은 「오륜가」·「효성가」 등이 속한다.
부녀탄식류 가사는 자신의 처지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과 저항을 읊은 것으로 시집살이에서 자신이 겪고 있는 처지와 상황을 비관하고 한탄하는 내용을 주로 담고 있는데, 자신의 삶에 대한 질곡과 불행을 있는 그대로 사실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원별가」, 「자탄가」, 「회심가」, 「복선화음가」 등이 이에 속한다. 풍류기행류 가사는 자연을 찬탄하는 풍류적인 내용을 담은 것으로 놀이의 즐거움과 모임 장소의 아름다움을 노래한 것들이 주류를 이루는데, 화전놀이의 즐거움을 읊은 「화전가」를 비롯해서 「반유가」, 「화유가」, 「화조가」, 「몽유가」 등이 있다. 송경축원류 가사는 자신의 가문을 자랑하고 조상을 기리고 흠모하는 것으로 「쌍벽가」, 「수궁가」, 「회혼치하가」 등이 있다.
[내용]
구미 지역에 전하고 있는 내방가사 몇 작품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청츈자탄가」
청춘이 덧없이 흘러가는 데 대한 허무감, 부모에게 효도하지 못한 죄책감, 임과 이별하고 홀로 살아가는 고독감 등이 복합적으로 나타난 신변탄식가이다. 화사한 봄날 생명력 넘치게 피어나는 초목과 노래하는 새들, 즐겁게 그네 뛰는 청춘 소년들의 모습과 외롭게 지내는 자신의 모습을 대비시켜 강렬한 표현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또한 인생을 죽순에 비유하고 세월을 비바람에 비유하여 광풍에 죽순이 말라 죽듯이 사람도 세월을 이기지 못하여 한번 지나가면 다시 오지 못하는 운명을 안타까워한다.
2. 「과부가」
청춘 과부가 홀로 사는 외로움을 슬퍼하고, 헛된 생각인 줄 알면서도 낭군이 돌아오기를 염원하는 노래이다. 일찍이 사별할 사람과 만난 것도 죄과이며, 죽은 사람을 기다리는 산 사람도 못할 노릇이다. 아름답던 얼굴은 어느덧 볼품이 없어지고 남 보기는 미친 사람처럼 되어서 가는 곳마다 수심이다.
3. 「간운」
나라를 잃고 중국에 가 살면서, 고국에 있는 형제자매들에게 동기의 정을 그리워하며 지은 가사이다. 경술년 국난으로 거국의사단에 참가한 남편을 따라 아름다운 조국을 버리고 낯설고 물선 이국 땅에 와서 어렵게 사니 천륜의 정이 더욱 그립다. 아이 적 놀던 일과 부모님 은덕을 생각하고, 생사조차 모르는 친정 권속들을 그리워하며, 어쩌다 자신이 타국에 와 있는지 한탄하는 노래를 부르니 남편조차 시끄럽다고 면박을 준다. 비록 만날 수 없는 곳에 떨어져 살지만 희망을 잃지 말자고 아우들을 격려하고 서신으로라도 자주 만날 것을 소원하는 내용이다.
4. 「이씨 회심곡」
해평면의 전주최씨 종택의 종부인 진성이씨 부인이 16세에 시집 와서 청상과부가 되고 80여 세를 살면서 겪은 온갖 풍상을 읊은 가사로 영남 일대에서 수작으로 널리 회자되었던 작품이다.
5. 「금오산 미졍 유람가」
길재가 은거하던 금오산 채미정에 올라, 충신의 절개와 고금에 이름을 날리던 은거지사(隱居之士)의 맑고 높은 충절을 기리며 풍물에의 감정을 그리고 있는 작품이다.
[의의와 평가]
전통적으로 남성 중심의 유교적 생활 문화가 뿌리 깊게 자리하고 있었던 경북 지역의 양반 집안 여성들은 다른 지역의 여성들보다도 엄격한 유교적 규범에 속박된 생활을 할 수밖에 없었는데, 이러한 상황에서 내방가사는 그들의 억압된 정서를 분출하면서도 기품 있는 문화생활의 활로로 선택한 문학적 방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