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5500010 |
---|---|
한자 | 淸道地域-代表特産品-淸道盤枾-多樣-變身 |
분야 | 정치·경제·사회/경제·산업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기획) |
지역 | 경상북도 청도군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권윤자 |
[개설]
감은 한국, 중국, 일본이 원산지로서 우리나라에서도 일찍부터 재배된 과일로 추측된다. 감은 내한성이 약한 온대 과일이라 중부 이북 지방에서는 재배가 힘들다. 연평균 기온이 11∼15℃, 열매가 성숙하는 9∼11월의 평균 기온이 21∼23℃가 되는 곳이 재배가 적당하다.
감은 주로 날로 먹거나 침시(沈柹)[소금물에 담가서 떫은맛을 뺀 것], 곶감으로 먹는다. 이른바 삼색과실(三色果實)의 하나로서 제찬(祭饌)으로서 없어서는 안 되는 과일이고, 수정과 등 다양한 음식 재료로 이용된다.
청도 반시 의 원종은 세월 반시인데, 경상북도 청도군 이서면 신촌리 세월 마을에는 시조(始祖)가 되는 수령 250년의 세월 감나무가 남아 있다.
청도 반시 는 씨가 없고 모양이 쟁반처럼 둥글납작해 반시(盤枾)라고 부른다. 1개의 무게는 180g 내외로 육질이 유연하며 당도가 높고, 수분이 많아 홍시로 각광받고 있다. 또한 반건시, 감말랭이, 곶감, 아이스 홍시, 감와인, 감식초, 감초콜릿, 감화장품, 감잎차 등 다양한 가공품으로 재탄생해 지역 특산품의 역할을 하고 있다.
[감 익는 고장, 청도]
한여름 뜨거운 열기가 서서히 식고, 선선한 바람이 불어 가을이 올 무렵 감나무 잎이 떨어지며 붉은 감이 열매를 맺는다. 그러면 경상북도 청도군에는 지천이 붉은 감나무로 뒤덮이는 장관이 펼쳐지며, 그야말로 반시 나라로 변한다.
특히 9월 하순으로 접어들면 집집마다 주렁주렁 달린 감들이 주홍빛으로 익어 가고, 전국 감의 20%를 생산하고 있는 청도군의 감 재배 농가들은 일 년 중에 가장 바쁜 계절을 맞게 된다.
[전국 유일의 씨 없는 감]
청도 반시 는 씨가 없는 것이 특징이다. 씨가 없는 청도의 감나무를 다른 지역에 옮겨 심으면 다시 씨가 생긴다고 한다. 청도 반시에 씨가 없는 원인을 두고 여러 가지 설(說)이 있었는데, 산림청 조사에 의해 그 원인이 밝혀졌다. 일반 감의 꽃은 과실을 맺는 암꽃과 과실을 맺지 못하는 수꽃, 암수 중간 형태의 양성화가 있는데 청도 반시는 주로 암꽃만 맺는 감나무 품종이고, 지역 내에 수꽃을 맺는 감나무가 거의 없어 수정이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특히 분지 형태의 산간 지형인 지리적인 특성으로 감꽃의 개화 시기인 5월에 안개가 짙어 벌의 수분 활동이 이루어지지 않는데다 일부 수분수(受粉樹)의 수분 활동도 방해해 씨가 없는 감이 열리게 되는 것이다.
청도 반시 를 처음 심은 사람은 조선 시대 1545년(명종 1) 청도군 이서면 신촌리 세월 마을 출신인 일청재 박호로 알려져 있다. 박호가 평해 군수로 재임하다가 귀향하면서 그곳의 토종 감나무 가지를 무속에 꽂아 가지고 와서 청도의 감나무에 접목했는데, 그것이 청도의 토질과 기후에 맞아 새로운 품종인 세월 반시가 되었으며 지금의 청도 반시로 이어져 왔다.
세월 마을에는 시조 나무라 할 수 있는 250년 된 감나무가 보호수로 지정되어 관리되고 있다. 100년 이상 된 감나무들도 여전히 많은 수량의 감을 생산하고 있어 청도 반시의 뿌리 깊은 역사를 고스란히 느끼게 해준다.
[청도 반시의 변신]
2011년 현재 경상북도 청도군에서 청도 반시를 재배하고 있는 농가는 5,284호이며 총 재배 면적이 20.24㎢에 달한다. 청도군에서 생산되는 감은 4만 1535톤으로 1,231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재배 농가는 점점 감소하는 추세이지만 생산 면적이나 생산량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처음부터 청도 반시가 청도군의 경제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작목은 아니었다. 홍시로 판매되던 청도 반시는 저장 기간이 짧고, 유통 단계의 어려움도 있어 많은 농업 소득을 안겨주지는 못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청도군은 다양한 가공품을 개발하기 시작했고, 감말랭이를 비롯해 아이스 홍시, 감식초, 감와인 등 청도를 대표하는 반시 제품이 부가가치를 높이며 홍시보다 더 유명한 특산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호랑이도 무서워 할 감말랭이]
청도 반시 는 다른 감에 비해 육질이 유연하고, 당도가 높으며, 수분이 많아 홍시로 각광받았다. 그러나 홍시는 출하 시기가 한정되어 유통에 어려움이 있을 뿐만 아니라 짧은 기간 동안 한꺼번에 시장으로 쏟아지는 바람에 농민들은 제값을 받고 팔기가 어려웠다.
1996년 ‘청도 감말랭이 영농 조합 법인’의 대표 박성길은 청도 반시 가공 제품 개발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집에서 간식용으로 만들어 먹던 감말랭이를 상품화해 판매하기 시작했다. 감말랭이는 감 껍질을 벗겨 내고, 2∼5조각으로 자른 후 말린 것으로 맛이 달고 쫄깃하다.
감말랭이의 상품성이 인정받으면서 2001년 청도군 농업 기술 센터에서 새로운 기술 보급 사업으로 감말랭이 생산·판매를 지원하기 시작했고, 2003년 39개 작목반에서 감말랭이 90톤을 생산해 10억 원의 소득을 올리게 되었다. 이후 소비자들의 호응이 높아지면서 감말랭이를 비롯해 반건시, 곶감 생산량이 점점 늘어났고, 2011년 449개 업체 및 농가에서 2,133톤을 생산해 469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감말랭이를 만드는 과정을 보면 먼저 감의 떫은맛을 없애기 위해 감을 25℃ 정도에서 24시간 둔다. 그런 다음 감압 건조기에서 온도와 습도를 조절해 2∼3일간 건조와 환기를 반복하며, 마지막으로 4℃에서 24시간 숙성시키면 제품이 완성된다.
수분 함량이 40%정도 되는 감말랭이는 곶감보다 더 부드럽고 쫄깃하며, 비타민 C가 사과와 귤에 비해 훨씬 많은 100g당 73㎎ 가량이나 함유되어 있다.
[여름철 영양 간식, 아이스 홍시]
1996년 경청 농산 이종평은 영양가 높은 홍시를 1년 내내 먹을 수 없을까 고민하다가 냉동 포장 기법을 개발해 아이스 홍시를 만들었다. 아이스 홍시는 깨끗한 홍시를 선별하여 세척·가공한 후 자외선 살균·포장하고, 영하 50℃로 급속 동결해서 한여름에도 가을철 수확 당시의 감의 질감이 그대로 살아 있다.
또한 아무런 첨가물 없이 청도 반시를 얼려 만들었기 때문에 여름철 영양 간식으로 각광받고 있다. 아이스 홍시를 깨끗하게 씻어 감꼭지와 껍질을 벗긴 후 썰어 먹거나 조금 녹여 스푼으로 떠먹으면 한여름 더위는 저절로 물러난다. 물이나 꿀, 설탕 등과 섞어 과일 주스로 먹어도 그 맛이 일품이다.
[와인은 포도로만 만든다? 청도의 명품 감와인]
청도군에서는 청도 반시를 이용해 감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감 씨에는 기름기와 약간의 독성이 함유되어 있어 감을 이용해 술을 만들기 위해서는 일일이 씨앗을 골라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는데, 씨가 없는 청도 반시는 이 공정을 줄일 수 있다. 또한 청도 반시는 당도가 높아 와인을 만드는데 아주 좋은 원료가 되며, 감의 타닌(tannin) 성분이 더 깊은 맛을 낸다.
국내 최초로 감을 이용해 와인을 생산하고 있는 회사인 ‘청도 감와인’은 2003년 청도군의 대표 감와인 브랜드인 ‘감그린’을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또한 ‘감그린 아이스 와인’은 2005년 APEC[Asia-Pacific Economic Cooperation] 정상 회의 참가 대표단의 만찬 석상에 오르기도 했으며, 2008년과 2013년 대통령 취임 건배주로 선정되어 그 맛과 품질을 인정받았다.
감그린 아이스 와인은 별도의 주정을 첨가하지 않으며 100%의 감을 특수 효모로 발효시켜 1년 이상 숙성시킨다. 감 특유의 떫은맛과 달콤한 맛, 그리고 신맛이 오묘한 조화를 이루어 향이 풍부하고, 황금색의 빛깔이 좋은 화이트 와인이다.
감 와인은 와인 터널에서 숙성하는데, 최근 청도군에서 가장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명소가 되고 있다. 청도군 화양읍 송금리 남성현 고개 아래에 위치한 와인 터널은 일제 강점기의 철도 터널을 개조한 것인데, 터널 내부 온도가 11∼13℃, 습도가 80%로 와인 숙성의 최적 조건을 갖춘 자연 숙성실이다.
[자연 발효 건강식품 감식초]
집집마다 감나무 한 그루쯤은 있던 옛날에는 감을 이용해 직접 식초를 담가 먹었다. 청도의 감식초는 그 옛날 아무것도 첨가하지 않고, 오직 시간의 힘으로 빚던 전통적인 방식으로 만든다.
밤낮의 기온차가 크고 일조량, 강우량, 토양 조건이 좋아 높은 당도와 영양가를 자랑하는 청도 반시로 만드는 청도 감식초는 더 깊은 맛을 낸다. 또한 재래식 감식초보다 2배 이상 높은 산도를 함유하고 있으며 유기산 및 무기질 등 영양소가 풍부하다.
[청도 반시의 달콤한 변신, 감초콜릿]
청도 반시 의 변신 중 가장 달콤한 변신은 감초콜릿이다. 감초롱 상사의 구성철 대표는 청도 반시를 색다르게 가공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다가 많은 오류와 실패를 거듭한 끝에 2006년부터 본격적으로 감초콜릿을 생산하여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감초콜릿은 청도 반시를 동결 진공 건조 공법을 거쳐 분말로 가공한 후 여러 재료들을 첨가해 만든다. 청도 반시 초콜릿은 다른 초콜릿에 비해 많이 달지 않으며, 영하 47℃의 동결 건조 방식으로 만들어 반시의 고유한 영양분이 잘 살아 있다.
[청도의 봄을 담은 야생 감잎차]
홍시나 곶감을 주로 수확하는 감나무에서 이른 봄 돋아나는 새순을 따 감잎차를 만든다. 산에서 야생으로 자라는 감나무의 어린잎을 따 직접 무쇠 솥에서 덖어 낸 감잎차는 달고 쌉쌀하면서도 깊은 맛을 낸다.
카페인이 거의 없고 비타민 C와 칼슘이 많아 건강에도 좋다. 특히 청도 반시의 감잎에는 조단백질과 조지방이 다른 품종의 감잎보다 높으며, 감잎차로 만들었을 때 색이 좋아 감잎차 제조용으로 적합하다.
[몸에 좋은 반시, 피부에 양보한다. 감화장품]
몸에 좋은 반시는 피부 미용에도 좋다. ‘영농 조합 법인 바이오젠 코스텍’은 청도 반시의 좋은 성분을 이용해 화장품을 개발하였다. 2007년 설립된 이 회사는 감의 타닌 성분과 비타민 성분을 추출해, 나노 리포좀(nano riposome)으로 안정화된 화장료 조성물로 특허를 받아 스킨·로션·영양 크림·에센스·BB 크림·핸드 크림·감비누등을 생산·판매하고 있다.
감화장품은 항산화 성분인 에피카테킨(epicatechin), 카테킨 칼레이트(catechin gallate), 크립토크산틴(cryptoxanthine), 리코펜(lycopene) 성분을 함유하고 있어 피부 노화 방지에 효과가 크다. 또한 비타민 C와 타닌 성분을 다량 함유하고 있으며, 미백, 주름 개선, 피부 수렴, 모공 수축 효과가 우수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