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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데이터
항목 ID GC04502094
한자 平生儀禮
분야 생활·민속/민속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지역 충청남도 천안시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이명진

[정의]

충청남도 천안시에서 사람이 태어나고 죽을 때까지 인생의 중요한 때마다 치르는 의례.

[개설]

사람은 누구나 태어나면 사회의 일원으로 융합되어 살아간다. 각자가 사회 속에서 역할을 부여받고 그 구성으로서 다양한 의례를 치른다. 의례 후에는 기존의 자아가 사라지고 새로운 자아로 태어난다고 여긴다. 이러한 의례는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지속적으로 연계되므로, 이를 일러 평생 의례·통과 의례·일생 의례라고 부른다. 각 시기에 치르는 대표적인 의례로는 출산·관례·계례·혼례·상례·장례·제례 등을 꼽을 수 있다.

[내용]

천안 지역의 평생 의례는 다른 지역과 크게 다르지는 않지만 세부적인 절차나 관습에는 지역별로, 마을별로 특색 있는 양상을 보이기도 한다.

1. 산속

출산은 사람이 생성되고 태어나 일생이 시작되는 시점이다. 출산에 관련된 의례는 산속(産俗)이라고도 한다. 산속은 크게 자식을 기원하는 기자(祈子)부터 산전속(産前俗)·해산속(解産俗)·산후속(産後俗)으로 나눌 수 있다.

산전속이란 아이를 잉태하기 전에 이루어지는 몸의 변화와 갖가지 조심해야 할 금기를 말한다. 태몽, 태아의 성(性) 구별, 출산일을 예지하는 방법 등도 이에 포함된다. 예를 들면 서북구 성성동 영성리에서는 임신한 여성한테서 젖이 나오면 젖을 짜서 방안의 흙담에 문질러 보았을 때 빈대의 피처럼 빨갛게 변하면 아들이고 풀을 바른 듯 끈적이면 딸이라는 속설이 전하고 있다.

해산속이란 아이를 낳을 준비부터 태를 태우고 금줄을 치기까지의 과정에 해당한다. 아이가 태어날 방이나 시간, 방향의 길흉을 보아 아이 낳을 방을 정한다. 아이를 낳은 후에는 태를 자르고 산모 몸에 남아 있는 태를 빼는데, 이를 서북구 직산읍 군동 1리 구억말에서는 ‘후산’이라고 부른다. 성성동 영성리에서는 이때 태가 붙는 것을 방지하는 방법의 하나로, 아주까리 대를 가져다가 방구석마다 세우기도 한다. 태는 함부로 버리지 않고 잘 태워 깨끗한 곳에 버린다. 금줄은 출산 후 부정한 사람들이 집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막으려는 것이다.

산후속이란 삼신상, 산모의 몸조리, 육아 등이 해당한다. 삼신상은 출산 후 산모가 처음으로 먹는 첫국밥 때는 물론이고 아이가 태어난 지 사흘째 되는 삼날, 일주일째가 되는 첫이레 등에는 기본적으로 차린다. 귀한 아이라면 세이레[21일째 날]에서 일곱이레[49일째 날]까지 차린다. 더 나아가 백일·돌 등에도 삼신을 위한다.

산모는 몸조리를 잘해야 몸이 상하지 않는다. 일손이 부족한 과거에는 사흘 정도 쉬고 다시 일하는 게 보통이어서 몸조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으나, 부유한 집안에서는 삼칠일, 곧 27일 이상 몸조리를 하였다.

2. 성인식

관례는 남성의 성인식, 계례는 여성의 성인식을 이르는 말이다. 이는 성년에 이른 남녀가 어른이 된다는 뜻으로 행해지는 의례이다. 요즘에는 전통 성인식은 사라지고 서양식 성인식이 중심을 이루고 있으나, 전통 문화의 홍보와 활성화를 위하여 지역의 향교에서 대대적으로 전통 성인식 행사를 개최하는 일도 잦아지고 있다.

3. 혼례

혼례는 사람이 일정한 나이에 이르렀을 때 동반자를 만나 평생을 함께할 것을 약속하는 의식이다. 과거의 혼례는 집안과 집안의 연결이라는 의미가 더 컸기 때문에 혼례의 성사는 거의 집안 어른들의 결정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전통적인 혼례는 크게 혼사를 의논하는 의혼(議婚), 납채(納采)·연길(涓吉)·납폐(納幣), 혼례식(婚禮式), 신행(新行), 재행(再行)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의혼이란 혼례를 의논하는 것으로, 결혼 적령기에 이른 남녀를 중매하여 궁합을 보고 혼례를 결정하는 것을 말한다. 납채는 혼약이 이루어졌을 때 신부의 집으로 남자의 사성[사주단자]을 보내는 것을 의미하고, 연길은 사성을 받은 여자의 집에서 혼례하기 좋은 날을 고르는 것이다. 혼례일은 여성의 신부 측에서 잡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양가가 함께 논의하기도 한다. 성성동 영성리에서는 혼례일을 잡을 때는 유월은 썩은 달이라고 하여 꺼렸고, 여름도 농사일이 바쁘니 피해서 잡았다.

혼례일이 결정되면 신랑네 집에서 신부네 집으로 폐백을 담은 함을 보내는데, 이를 납폐라고 한다. 혼례식은 신부의 집에서 한다. 신랑이 신부의 집으로 장가가는 것을 초행(初行)이라고 한다. 초례청은 신부네 집의 마당에 차린다. 혼례상을 차릴 때 상에는 삼색과실·곶감·대추·밤 등을 올리고 사철나무를 양쪽에 두고 청실과 홍실을 늘어뜨린다. 첫날밤을 치르는 신방은 집의 안방으로 마련하며, 첫날밤의 촛불은 손으로 꺼야 좋다고 한다. 서북구 직산읍 군동 1리 구억말동남구 수신면 해정 1리 엄정말에서는 첫날밤에 비가 오면 좋지 않고 눈이 오면 잘산다는 속설이 전한다.

4. 상례와 장례

삶이 있으면 반드시 죽음이 존재한다. 사람의 죽음을 맞아 그 주검을 절차에 맞게 처리하고 근신하는 기간의 의식 절차를 행해는 것을 상례·장례라고 한다. 상례·장례의 절차는 크게 초종(初終), 염습(殮襲)·입관(入棺), 성복(成服), 치장(治葬)·매장(埋葬), 흉제(凶祭)(길제(吉祭)까지)로 나눌 수 있다.

초종은 사람의 임종과 초혼, 수세, 사자상 차리기, 수의·관·장지 등을 준비하는 절차이다. 초혼은 망인이 생전에 입던 속저고리를 가지고 마당에서 흔들며 복을 외치는 것이다. 서북구 성성동 영성 마을에서는 이때 “○○생 ○○○ 씨 속적삼 가지고 가시오.”라고 외친다고 한다. 수세란 수시(收屍)를 일컫는 것으로, 숨을 거둔 이의 시신을 반듯하게 펴는 작업이다. 수세를 한 시신을 방에 모실 때는 머리 방향을 북쪽으로 향하게 하고 방에는 불을 때지 않는다. 또 아궁이를 막고 고양이 등의 동물을 멀리 치우는데, 직산읍 군동 1리 구억말수신면 해정 1리 엄정말에서는 고양이가 아궁이나 방안에 들어가면 시신이 거꾸로 선다는 속설이 전한다. 사자상은 죽은 이를 인도하는 저승사자를 위하여 차리는 것이다. 집의 대문 앞에 차리며 밥 한 그릇, 된장 한 그릇, 망인의 신발 등을 올리며 노잣돈으로 동전 서너 개도 올린다.

염습은 임종하고 나서 이튿날에 행한다. 길한 시간을 보아 행하며, 염습 후에는 입관을 하기 때문에 최대한 자손들이 많이 참석한다. 염습 후에는 영좌(靈座)를 설치한다. 영좌는 혼백을 모시는 공간이다. 조문객을 맞아들이려고 집 마루에 만드는 경우가 많다. 염이 끝나면 모두 성복[상복 입기]을 하고, 조문을 받는다. 초상집에서는 발인 전날 저녁 빈상여놀이[상여놀음]를 한다. 이는 망인의 가족을 위로하는 목적도 있지만, 상여를 메고 나가는 사람들끼리는 미리 발을 맞추어 보는 기회로 삼는다.

장례는 대개 삼일장을 많이 하고, 출상하는 날에 날이 좋지 않다고 하면 어쩔 수 없이 사일장을 치르기도 한다. 치장은 관을 매장하는 절차이고, 매장을 한 이후에는 집으로 돌아와 초우제(初虞祭)·재우제(再虞祭)·삼우제(三虞祭), 세 번의 제를 지낸다. 삼우제가 끝나면 탈상할 때까지 죽은 이에게 살았을 때처럼 식사를 올리는 상식례(上食禮)를 3년간 치른다. 초상이 나고 1년이 지나면 소상(消詳), 2년이 지나면 대상(大祥)이라고 한다. 대상 때는 기제사를 지내는 것과 동일한 방법으로 제를 지낸다.

과거의 상례와 장례는 집에서 지내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나 오늘날에는 장례식장에서 행한다. 그래서 절차 등이 간소화되었을 뿐만 아니라 기독교의 전래 등으로 장례 문화가 변화되면서 전통적인 상례·장례의 모습은 쉽게 찾아보기 어렵다.

[제례]

우리나라의 제례는 유교식 제례가 일반적이다. 제례는 차례·기제사·묘제 등을 모두 포함한다. 차례는 이나 추석 등의 명절 때 지내는 제례이다. 기제사란 죽은 이의 기일에 지내는 제사로 보통 자시(子時)에 지냈으나, 요즘에는 바쁜 가족들을 위하여 시간을 앞당기거나 이튿날 오전에 지내는 경우가 많아졌다. 묘제는 묘소에서 지내는 제례를 통칭하는 말이지만, 주로 음력 시월에 지내는 시제를 의미한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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