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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장수의 슬픔과 용바위」 이전항목 다음항목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5201738
한자 -將帥-龍-
이칭/별칭 용암
분야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유형 작품/설화
지역 경상북도 의성군
집필자 박은정
[상세정보]
메타데이터 상세정보
수록|간행 시기/일시 1998년 - 「아기 장수의 슬픔과 용바위」 『의성 군지』에 「용암」으로 수록
성격 전설|아기 장수 전설
주요 등장 인물 윤씨|아기 장수|용마
모티프 유형 아기 장수의 억울한 죽음

[정의]

경상북도 의성군 단밀면에 있는 용바위에 대해 전해오는 이야기.

[개설]

경상북도 의성군 단밀면에서 전해 내려오는 아기 장수 전설의 한 유형이다. 어리석은 부모가 비범한 아들인 아기 장수를 죽인 비극을 담고 있다.

[채록/수집 상황]

1998년 의성 군지 편찬 위원회에서 발행한 『의성 군지』「용암」이라는 제목으로 수록되어 있다. ‘의성 문화 관광’ 홈페이지에도 같은 제목으로 소개되어 있다.

[내용]

경상북도 의성군 단밀면 낙정리(烙井里) 나루터에서 200m쯤 위로 올라간 안계면 방향 도로 변에 용바위라는 이름의 바위가 있다. 이 용바위에는 뛰어난 능력을 타고났으나 결국 자기 아버지에게 죽임을 당한 아기 장수의 슬픈 전설이 전하고 있다.

조선 말 무렵 이곳 낙정리 역촌에 윤씨(尹氏) 성을 가진 역졸이 살고 있었다. 어느 날 역촌으로 긴요한 국사가 적힌 공문서가 전달되었는데 이것을 한시바삐 북쪽의 유곡역(幽谷驛)으로 전하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역졸 윤씨는 자리를 떠날 수 없는 급한 사정이 생겼다. 윤씨에게는 아들이 하나 있었는데 마침 강서(江西)의 모래밭에서 마을 아이들과 함께 놀고 있었다. 아버지의 난처한 상황을 들은 아들은 자신이 공문서를 전달하고 오겠다고 나섰다. 아버지는 200리나 되는 먼 길인데다 어린 아들에게 이런 중대한 일을 맡기는 것이 선뜻 내키지 않았다. 그러나 사정이 어쩔 수 없어 조심해서 서둘러 다녀오라고 신신당부를 했다. 아들은 공문서를 가지고 북쪽으로 달려 멀리 사라졌다.

그런데 오후가 되자 윤씨의 귀에 깜짝 놀랄 소리가 들려왔다. 유곡역으로 심부름을 보냈던 아들이 모래밭에서 마을 아이들과 함께 놀고 있다는 것이었다. 깜짝 놀란 윤씨는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아들이 심부름을 가지 않아 중대한 공문서 전달에 차질이 생겼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래도 혹시 잘못 본 것인지 모른다는 희망을 가지고 모래밭으로 득달같이 달려가 보았지만 그곳에 있는 것은 자기 아들이 분명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아버지를 본 아들은 아버지 앞에 달려와서 공문서를 전달하고 돌아오는 길에 놀고 있었다고 말하는 것이었다. 그 먼 길을 그렇게 짧은 시간 동안 다녀올 수 있다니, 윤씨는 믿기 어려워 아들이 거짓말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이미 어쩔 도리가 없었다.

윤씨는 걱정된 마음에 뜬눈으로 밤을 보내고 이튿날 아침 일찍 유곡역으로 사람을 보냈다. 그리고 3일 만에 뜻밖의 전갈이 돌아왔다. 윤씨의 아들이 보낸 공문을 이미 잘 전달받았다는 것이었다. 그 먼 길을 그토록 짧은 시간에 다녀온다는 것은 보통의 사람으로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능력이었다. 이 일로 윤씨는 자신의 아들이 범상한 아이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윤씨는 자신의 아들이 뛰어난 능력을 가진 것이 기뻤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두려웠다. 당시 평민에게서 비범한 아이가 태어나면 자라서 역모를 할 것이라는 모함을 하곤 했기 때문이었다. 마을 사람들도 윤씨의 아들에 대해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불안한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던 어느 날 저녁, 윤씨는 깊이 잠든 아들에게서 더욱 이상한 것을 보았다. 아이의 겨드랑이 밑에 날개가 달려 있는 것이었다. 윤씨는 아들이 평범하지 않다는 것을 확신하였고 불안감은 더욱 커져만 갔다. 태산 같은 걱정을 안고 혼자 끙끙거리다가 급기야는 자기 아들을 죽여야겠다고 마음을 굳히기에 이르렀다. 자라서 왕실을 넘보는 역적이 되면 자신은 물론이거니와 삼족이 멸할 화를 입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윤씨는 입맛도 잃고 잠도 오지 않았다. 며칠을 그렇게 보내던 어느 날 밤, 아들이 깊이 잠든 사이에 동아줄로 아들을 묶었다. 잠을 깬 아들은 상황을 파악하고 아버지께 살려달라고 울부짖으며 애원했다. 그러나 이미 제 정신이 아닌 윤씨는 서둘러 아들을 죽이고 말았다. 영특하고 비범한 아들이 억울한 최후를 맞이한 것이었다.

그런데 그 순간 갑자기 기이한 일이 일어났다. 맑은 하늘의 빛나던 별들이 사라지고 시커먼 구름이 천지를 뒤덮더니 천둥이 울리면서 세차게 소나기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용바위 아래 낙동강 소(沼)에서는 크나큰 용마가 모래벌판에 나와 하늘을 향해 울부짖으며 미친 듯 휘돌아 달려갔다. 이 용마는 바로 아들이 자라서 타고 다닐 용마였다. 장래의 주인을 잃은 용마는 주인의 죽음을 슬퍼하여 크게 곡하고 강변 숲속으로 달려 들어가 숨을 거두었다고 한다.

현재 용마의 무덤은 그 흔적을 찾기 어렵다. 이 이야기는 어리석은 부모는 자신의 역량을 스스로 불신하고, 주변 사람들은 남이 잘 되는 것을 시기하던 모습을 보여주는 것으로 우리 민중의 슬픈 역사이기도 하다. 이러한 이야기는 의성 지역뿐만 아니라 전국 도처에서 흔히 전해진다. 용마가 나온 낙동강 소의 위에는 그날의 슬픔을 전하는 용바위가 말없이 버티고 있었는데 도로 개통 때에 거의 뜯겨나가 버렸다. 이 또한 용마의 시련을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모티프 분석]

「아기 장수의 슬픔과 용바위」의 주요 모티프는 ‘아기 장수의 억울한 죽음’이다. 탁월한 능력을 지닌 비범한 아이가 부모에 의해 죽임을 당하고 패배한 전설로, 널리 알려져 민담에 가까우나 실제의 증시물이 있는 광포 전설(廣布傳說) 중의 하나이다. 부모가 아들을 죽이는 이유는 그 아들이 훗날 역적이 될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었다. 어리석은 민중에 의해 새로운 역사 창조의 의지는 좌절되었지만, 그러한 좌절은 역설적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장수를 기대하는 간절한 소망과 닿아 있기도 하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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